정태우“‘왕과나’데뷔20년이래가장힘든작품”

입력 2008-04-02 00:57:19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대본을 받을 때마다 집에서 울고 나왔다.’ 탤런트 정태우가 SBS 사극 ‘왕과 나’ 촬영 당시 쪽대본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내 제작 사극 캐스팅은 모두 들어간다는 ‘사극의 왕자’ 정태우에게도 쪽대본은 엄청난 복병. 정태우는 1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왕과 나’ 종방연에서 “데뷔 이래로 가장 힘든 작품이었다. 촬영한 한달 반을 6개월처럼 보냈다”고 회고했다. ‘왕과 나’의 연산군으로 2월26일 방송분부터 4월1일 방송분까지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역시 정태우’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마음은 아쉬움 자체다. 그는 “많이 분석하고 고민해서 ‘정태우표 연산군’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대본이 오는 대로 본능에 따라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방대한 대사를 쪽대본으로 받을 때마다 집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한바탕 울고 나오곤 했다”고 착잡하게 말했다. 정태우의 대사량은 한 회 대본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엄청난 분량. 대본을 받자마자 촬영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캐릭터 수정은 고사하고 외울 시간조차 넉넉지 않다. 정태우는 “대사 외우기에 왕도는 없다. 많이 보고 많이 읽는 수 밖에 없다”면서 “일주일에 10시간 자며 흐름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극 후반에 등장하는 연산군 역을 방송 초부터 일찌감치 제안 받았지만 ‘왕과 나’의 어려운 제작환경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망설였다”는 그는 “사극은 힘든 만큼 보람도 크기 때문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장르”라며 또 다른 좋은 사극이 있다면 출연할 의향이 있음을 전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