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보다 예쁜 외모, 칭찬 한 마디에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는 신인가수 김종욱. 너무 얌전한 성격 때문에 힘든 연예계 생활을 버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건 기우였다.
가수로서 김종욱의 목표는 ‘비를 능가하는 가수되기’였다. 이 뿐만 아니다. 약간은 4차원 성격에 한 마디로 사람을 웃기는 끼도 있다. 역시 연예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자칭 ‘얌전한 성격의 소유자’ 김종욱이 가수 비를 목표로 삼게 된 건 새 앨범 타이틀곡 ‘나쁜 남자’가 비의 데뷔곡 제목과 동일하기 때문이었다.
“비 선배가 ‘나쁜 남자’로 월드스타로 성장했듯이 저도 ‘비 선배를 이기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웃음)”
김종욱이 자신이 넘치는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김종욱은 1년 전 ‘얼굴 없는 가수’로 수상한 이력이 있다. 그는 지난 해 10월 1집 ‘가난한 사랑’을 발표했다.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활동을 할 수는 없었지만 음원만으로 ‘제14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신인남자가수상’을 거머쥐었다.
“1년간 본의 아니게 ‘얼굴 없는 가수’가 됐다(웃음). 신비주의 아니었는데 주위에서 ‘신비주의 콘셉트냐’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그냥 이대로 없어지는 게 아닐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였다. 김종욱은 4년 전 친구가 추천한 음반기획사 오디션에 합격한 후 부모에게 ‘가수가 되겠다’는 충격 발언을 했다.
“절대 안 된다”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수 트레이닝을 시작했지만 2년 동안 결과물이 나오지 않자 반대는 더욱 거세졌다.
“앨범을 언제 내나 기다리다가 제가 지쳤다. 가수를 하겠다고 나선지 2년쯤 지났을까. 아버지에게 그만 두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 반대하던 아버지가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하며 격려를 해주셨다. 아버지 덕분에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들의 끼를 인정한 아버지의 든든한 지원 하에 김종욱은 4년 만에 기다리던 첫 무대에 섰다. 그는 그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긴장한 나머지 뻣뻣하게 굳은 모습이 TV를 통해 고스란히 방송됐지만 김종욱에게는 너무나도 간절히 바랐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인기를 많이 얻는 가수보다 대중의 마음에 살짝살짝 스며드는 가수가 되고 싶다. 지금 목표? 소규모 극장에서 저만의 콘서트를 여는 것이다. 그리고 사라지지 않는 가수가 되는 거. 1차 목표를 이루면 2차 목표로 비의 아성에 도전해야겠죠?(웃음)”
홍재현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