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스타]박정아“후속DJ더좋아하면확남친만들거야”

입력 2008-04-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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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은내게큰행복…마지막방송눈물로채워
“정아 누나, 야간 자율 학습하느라 고생한다고 간식 보내줘서 고마워요. 최고였어요.” “고3들에게 정아 누나의 ‘별밤’은 비타민이었어요.” “정아 씨 밤늦게까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딸을 위해 사연 읽어줘서 고마워요.” “시험에 떨어져 힘들 때 언니 덕분에 힘냈어요.” 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6일 밤 10시. 일요일인 이 날 MBC ‘별이 빛나는 밤에’(표준FM 95.9MHz·이하 ‘별밤’)에는 박정아의 마지막 방송을 아쉬워하는 청취자들의 사연이 쏟아졌다. 1년 6개월 만에 ‘별밤’을 떠나는 박정아는 방송 전부터 “나 울면 어떡하지?”라며 걱정하더니 청취자들의 메시지를 읽어 내려가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원래 솔로들을 대변하는 DJ였는데 후속 DJ를 더 좋아하면 확 남자친구 만들거야”라고 농담을 하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별밤’을 진행하면서 청취자들에게 늘 받기만 했다는 박정아. ‘별밤’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MBC 라디오국에서 만난 박정아는 매일 웃고 울던 곳을 떠나는 게 못내 서운한지 방송 전부터 벌써 눈가가 촉촉했다. - 정든 ‘별밤’을 하차하는데 만감이 교차하겠다 “시원섭섭하다. 사실 섭섭한 마음이 더 크다. 1년6개월이라는 시간이 짧으면 짧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길면 또 긴 시간이지 않나. 이제 어떻게 하는 건지 겨우 알 것 같은데 떠나려고 하니까 기분이 참 그렇다. 별밤지기로 살면서 많이 배웠다. 언젠가는 다시 DJ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다.” - 역대 별밤지기 중에는 활동 기간이 가장 짧았는데… “그래도 내가 DJ를 맡은 이유로 ‘별밤’ 청취율이 상승했다. MBC가 봄개편을 하면서 많은 분(DJ)들이 바뀌었다. 나도 그 사람들 중 한 명이다.” - ‘별밤’이 박정아에게는 어떤 존재였나 “큰 행복이었고 행운이었다. 내 일기장 같은 느낌.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감정을 정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내 자신이 순순해지고 솔직해지는 시간이었는데 그래서 더 아쉽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실수가 있다면 “돌이켜 보면 자잘한 실수가 많았다. ‘봉산탈춤’을 ‘봉산탈출’로 바꾸질 않나, 1분 넘게 웃음소리만 나간 적도 있고. 출연하기로 한 게스트 스케줄이 잘못 돼 퇴근하는 오상진 아나운서를 불러서 게스트로 앉힌 적도 있다.” - 2006년 10월 첫 방송을 떠올려 본다면 “그때 긴장 많이 했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원래 감정을 숨기는 훈련을 해왔는데, 라디오 때문에 다 무너졌다. 라디오를 진행해 보니까 내가 진실하지 않으면 청취자들이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어려운 분야 중 하나가 DJ다 “ 시행착오가 정∼말 많았다(웃음).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슬플 때 울게 되고 기쁠 때 박장대소하게 되더라. 청취자들이 ‘인간 냄새나는 방송이었다’는 평가를 해줬을 때 ‘아∼내가 썩 나쁘지 않구나’ 싶어 뿌듯했다.” - DJ로 상도 받았는데 “사실 학교에서 상을 별로 못 받아봤다. 쥬얼리로 활동하면서도 음악 프로그램 외에는 상을 못 받았는데 ‘별밤’에서 DJ를 하니까 상을 주더라. ‘별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본다.” - 박정아가 보는 라디오의 장점은 무엇인가 “라디오는 외로운 사람이 듣기 좋은 방송이다. 자신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고 DJ 생각까지 어우러져 공간의 벽이 허물어진다. TV매체는 웃음을 공유할 수 있지만 라디오는 사람의 깊숙이 숨겨진 감정까지 공유가 가능한 것이다.” - 라디오 DJ의 매력은 무엇인가 “내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는 점이다. 라디오에서는 난 외로우면 외롭다고 했고 사랑하고 싶으면 사랑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헤어진 남자친구를 보고 싶다고도 했다. 내가 좀더 자유로웠더라면 솔직한 얘기를 더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들 정도다.” - 라디오를 하면서 얻은 재산, ‘박정아의 인맥’을 공개해 달라 “마당발이라고 아는 사람 많다. 하지만 생각보다 낯을 많이 가리는 소심한 A형이다. 그런데 라디오를 하면서 소중한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김영철 씨. BMK. 스윗소로우. 오상진 아나운서. 내가 아나운서와 어디 가서 친해보겠나. 낯을 많이 가리는 하동균 씨. 린, 이루도 있고. 홍경민 씨, 김광진 선생님. 정말 많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좀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었다면 내 지원군이 많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다시 DJ를 하고 싶나 “이제는 잘 할 걸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나 진행 잘하지 않나(웃음). 조만간 MBC 라디오국으로 돌아올 것 같다.” (박정아는 자신을 기다리던 작가진을 향해 ‘안 그래?’라고 확인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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