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돌아온‘천재소녀’유리…‘가슴아제발,제발…’

입력 2008-04-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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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본명 정유리)는 2001년 데뷔할 당시 ‘천재소녀’란 애칭으로 불렸다. 빼어난 가창력은 물론이고 17세의 나이에 앨범에 수록한 전 곡을 작사, 작곡했기 때문이다. 10대에 싱어송라이터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나간다는 것은 드문 일이었기에 ‘천재’로 주목을 받았고, ‘한국의 우타다 히카루’란 별칭도 얻었다. 그런 그녀가 두 번째 자신의 앨범을 내는데 7년이 걸렸다. ○가수 음반 피처링하다 음반 욕심 아티스트라는 이상과 연예계라는 현실은 생각했던 것보다 차이가 훨씬 컸다. 음악의 미래에 대한 회의에서 적지않은 방황을 했고, 대학(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다니면서 공부하고 쉬는 동안 자연스레 공백이 길어졌다. 유리의 재능을 알고 있는 여러 기획사에서 전속 계약을 제안했지만 자유롭고 싶어 거절했다. 유리의 가창력을 아까워했던 동료 가수들은 너도 나도 피처링을 부탁했다. 유리는 H.O.T 출신의 장우혁, 이재원을 비롯해 우연석 MC스나이퍼 등 20여명의 가수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런 가운데 한 곡 한 곡 노래를 만들어 갔고, 어느새 음악 노트에는 60곡 가량 쌓였다. 그 결과가 최근 발표한 2집 ‘링 오브 다이아몬드’다. 그 사이 유리는 스물 넷 숙녀가 됐다. “데뷔 당시 ‘천재소녀’란 표현은 큰 부담이었어요. 음악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공백이 길어지면서 아픔도 많았지만, 그 기간은 나름 큰 도움이 된 것도 같아요.” ○ “함께 느끼고 즐기는 음악 알았다” 유리 2집은 1집과 많이 다르다. 다른 작곡가들의 곡도 있고, 대중성도 많이 고려했다. “가수는 자기가 직접 만든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죠. 지금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번엔 좋은 분들의 곡을 많이 받았어요” 음악도 R&B 일색에서 벗어나 절반은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발라드, 나머지 절반은 리듬과 템포가 산뜻한 음악으로 구성됐다. 어려운 음악을 했던 유리는 이번엔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을 수록하면서 대중성과 음악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 타이틀곡은 ‘가슴아 제발’. 작곡가 신인수의 ‘가슴 시리즈’ 완결판이다. 신인수는 플라이투더스카이의 ‘가슴 아파도’, 김범수의 ‘가슴속으로 지는 태양’, 엠씨더맥스의 ‘가슴아 그만해’를 통해 가슴을 화두로 하는 아픈 사랑 노래를 만들어왔다. 그동안 남의 앨범에 자신의 목소리를 주기만 했던 유리는 이번 앨범에서는 반대로 받기도 했다. 이수영은 ‘천천히 오세요’, 휘성은 ‘난 이제 어쩌죠’ 노랫말을 선물했다. 7년 공백으로 인해 새 앨범의 성패에 조급함이 생길 법 하지만 그녀는 느긋했다. “열심히 해야죠. 하지만 ‘무조건 잘돼야 한다’는데 대해선 독한 마음이 안 들어요. 그저 앨범이 나와서 너무 행복하고 기뻐요. 그 기쁜 마음을 노래에 담을 뿐입니다.” <프로필> 84년 12월생, 씩씩한 O형입니다. 어려서부터 실력이 남달랐던 탓에 16세인 2000년에 가요 관계자에 발탁, 이듬 해 ‘슬픈 영혼’이란 노래로 데뷔했어요. ‘천재소녀’란 수식어는 큰 부담이었지만, 그래도 그것으로 인해 더 음악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겪게 된 가요계의 현실로 인해 긴 공백도 있었어요. 하지만 공백은 공부의 기간이었고, 음악에 새로운 눈을 뜰 수 있었답니다. 절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더욱 더 정직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원겸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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