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연출 전성호)는 가상 결혼이긴 하지만 ‘각본 없는 리얼리티’로 인기가 높다.
앤디-솔비, 알렉스-신애, 정형돈-사오리 커플은 ‘결혼’이라는 가상 상황 속에서 실제 일상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집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드러나는 출연자들의 성격, 말투, 상황 대처가 고스란히 담겼다. 연예인들의 로맨스가 관심인 요즘, 연예인들이 실제로 이성을 어떻게 대하는지 관찰할 수 있는 것도 인기요인이다. 제작진은 “각본은 없고 상황만 있다”며 네 커플의 모습이 날 것(실제)과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네 커플이 실제 함께 하는 시간은 2주일에 한 번 16시간 녹화시간이 전부이지만, 친밀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제작진은 부부가 겪을 법한 상황을 끊임없이 투입한다.
알렉스는 “프로그램을 하다가 누군가는 정말 정이 들 것 같다”고 털어놓았고, 신애는 “알렉스 오빠와 함께 운동하며 스트레스도 풀고 이야기도 많이 해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씨는 “미국의 경우 일반인의 연예인화가 쇼가 된다면 한국에서는 연예인의 일반인화가 쇼가 된다”면서 “단적으로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프로그램은 스타에게 극단의 역할 분담을 주고 그들의 리얼함을 즐기는 한국형 리얼리티쇼의 전형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고 스타 또한 현실과의 밀착으로 자극 높이고 있다. 예전에도 ‘이영애의 하루’라며 드럼치고 운동하는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광고가 있었지만 요즘 광고는 훨씬 현실적이고 살가워졌다. 스타의 일반인 같은 광고는 버라이어티 트렌드의 일부를 따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