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상자“열번째‘보석상자’배달합니다”

입력 2008-04-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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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위한곡빠져아쉽지만꼭공개할래요”
남성 듀오 유리상자(박승화·이세준)는 1997년 ‘순애보’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데뷔 만 11년, 햇수로는 12년째 활동한다. 원래 이들은 만 10주년이 되는 지난해 가을 10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하려고 했다. 하지만 음반작업을 하던 도중 박승화가 8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치 12주의 부상을 당해 제작을 중단해야 했다. 결국 데뷔 11년인 올해 10주년 앨범을 발표하게 됐다. 15일 발표하는 ‘10th & 베스트-올 댓 유리상자’는 두 장의 CD로 구성됐다. - 10주년 앨범을 11주년에 내는 기분은 어떤가.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10주년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지난 겨울 첫 캐럴 앨범을 발표했다. 전화위복이라고 할까, 8·9집보다 더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딱 한 달 활동했는데 수익은 좋았다.” - 10년을 돌아보면 어떤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 “1997년 12월, 서울 대학로 학전 소극장에서 첫 콘서트를 하던 날이다. 사람들이 점점 객석을 메우고, 앞줄에 보조의자가 깔리는 걸 보면서 감격했다.(박승화) “1집 때 활동하던 모습이 오히려 9집 활동 때보다 더 또렷이 기억난다.”(이세준) - 10년간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면. “소속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빚어졌던 문제들이다. 금전적 손해도 많았고 마음도 상처 입었다. 세상 일을 알게 됐다. 음악적으론 문제가 된 적 없다.” - 데뷔 10년의 의미를 어디에 가장 크게 두고 싶은가. “10년 전 데뷔할 때 언론에서 포부를 물으면 ‘우리만의 확실한 자리를 가진 팀이 되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걸 이뤘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주위에서 ‘멤버 변화 없이 매년 음반을 내면서 한결같은 음악을 하는 보석 같은 존재’라고 칭찬해주니 기분이 좋았다.” - 서로에게 서운했던 기억은 있을 텐데. “사람이 함께 지내는데 왜 없겠는가. 4집인지 5집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뮤직비디오를 해외에서 찍기로 했었다.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등지를 열흘간 도는 일정이었는데, (박)승화 형이 비행기 오래 타는 거 싫다고 해서 못갔던 적이 있다. 그때 서운했다.(이세준)” - 가장 아쉬운 앨범이 있다면. “7집이다. 전혀 알려지지도 않았고 홍보도, 활동도 못했다. 작업할 땐 가사도 참 잘 써졌는데…. 아쉽다.” - 요즘 그룹은 솔로 활동하는 게 유행이다. 계획은 없나. “우린 솔로 활동이 쉽지 않다. 유리상자만 해도 바쁘다. 내게 다른 음악적 욕구가 있어 참지 못한다면 모를까 아직 없다.” - 그럼 다른 스타일의 음악은 시도해볼 계획은. “유리상자를 계속하다보니 유리상자 같은 노래가 계속 나온다. 예전에 혼자 공연할 때는 ‘일어나’나 ‘사랑했지만’ 등 (김)광석 형 노래를 부르기도 했지만, 막상 곡을 만들려고 하다보니 잘 안된다. 유리상자 같은 음악만 계속 해야 될 것 같다.” - 유리상자 하면 축가의 대명사다. 10년간 몇 번쯤 한 것 같나. “2년 전 쯤에 500번 정도 한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도저히 셀 수 없다. 요즘은 축가 요청이 들어오면 혼자서 부르기도 한다.” - 축가 한번 할 때마다 사례금을 받았다면 엄청났을 것 같다. “그러게, 강남의 작은 아파트 한 채는 사지 않았을까.”(웃음) -이번 앨범 타이틀곡이 ‘허니문’인데, 여자친구가 있는 이세준의 프러포즈 곡이 아닌가. “아니다. 애초 여자친구를 위한 곡을 수록하려 했는데, 샘플링 문제가 해결 안돼 빼야만 했다. 어떤 식으로든 그 노래는 공개할 것이다.” -앞으로 20년, 30년 음악생활 해야 할 텐데, 앞으로의 각오나 포부가 있다면. “이번 앨범을 만들어 놓고 보니 ‘그래도 좋은 노래 많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살아왔어도 잘 살아왔다는 생각도 들었다. 10년이 됐지만, 이 10년을 ‘유리상자의 초반기’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더 오래 음악하고 싶다.”(이세준) “옛날처럼 뭔가에 쪼들리고 얽매여서 하는 것보다 여유롭고 편안하게 음악을 하고 싶다. ”(박승화) 김원겸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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