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속3종세트’누가뭐래도흔들리지마?

입력 2008-04-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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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흔들리지마’,출생의비밀·불륜·암투등아침요소모두갖추고오늘출발
출생의 비밀, 신분을 초월한 사랑, 정략결혼, 불륜, 암투까지. 아침 드라마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 코드’가 또 다시 안방극장을 찾는다. 14일 오전 7시 50분부터 방송을 시작한 MBC 아침드라마 ‘흔들리지 마’이다. ‘흔들리지 마’(극본 이홍구·연출 백호민)는 성이 다른 자매가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 재혼 가정이 어쩔 수 없이 만들어낸 운명의 굴레에 얽힌 자매와 부모의 이야기다. 여기에 재벌가가 나오고 그 안에 불륜과 치정이 얽힌다. 한 문장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흔들리지 마’의 구도는 여느 아침 드라마보다 더 복잡하다. 주인공 수현(홍은희)과 강필(김남진)은 정략결혼을 앞둔 사이. 야심에 찬 수현은 재벌가의 아들 강필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결혼을 약속했다. 하지만 일보다 음악을 더 좋아하는 감성적인 남자 강필은 뒤늦게 나타난 민정(김다인)과 운명적인 사랑을 나눈다. 수현과 민정은 성이 다르지만 엄연한 자매다. 강필을 놓치고 싶지 않은 수현은 집착에 사로잡혀 악녀로 변한다. 사실 이러한 악녀는 아침 드라마의 단골 캐릭터다. 앞선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에서도 서명지(고은미)는 주체할 수 없는 질투와 욕심으로 파멸에 이르렀다. 전작인 드라마 ‘있을 때 잘해’의 배영조(지수원) 역시 악녀로 치면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흔들리지 마’는 한 발 더 나아가 금전적 기준에서 벌어지는 신분의 극명한 대립도 보여준다. 강필의 모친 소희정(오미희)은 허영심 많은 명품 마니아다. 겉으론 교양있는 척 하지만 사실 돈의 기준으로 세상을 평가하는 속물이다. 하루가 멀게 명품 쇼핑에 나서는 일은 소희정이 치르는 가장 큰 과제다. 좋은 집안의 며느리를 들이는 데 사활을 거는 탐욕적인 여자이기도 하다. 지극히 통속적인 코드만 고집하는 아침 드라마를 두고 ‘진부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지만 반대로 이는 아침극의 유행코드로 정착된 분위기다.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자극적일수록, 악행의 정도가 세면 셀수록 시청자의 호응이 좋다. 전작 ‘그래도 좋아’가 대표적인 예다. 살인 모의 등 충격적인 내용이 나왔는데도 평균 시청률 20를 웃도는 기록을 보이며 인기 드라마로 인정받았다. 물론 처음 출발하는 ‘흔들리지 마’의 이야기 전개를 부정적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 오히려 극을 이루는 기본 줄기 곳곳에 포진한 아침 드라마만의 전형적 설정이 또 다시 평일 오전 시간대 주 시청자인 ‘아줌마’들의 눈길을 사로잡을지가 관심사다. 연출을 맡은 백호민 PD는 기존 아침극의 통속적인 관계를 살리면서도 모든 관계가 결국 가족으로 귀결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며 “가족은 보금자리이자 굴레가 될 수 있는 이면을 담겠다”고 밝혔다. 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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