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뿔났다…비판글시끌시끌

입력 2008-04-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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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뿔났다’특정지역이어직업도비하말썽
“세탁소나 하는 주제에?” “우리 부모님이 세탁소를 운영하시는데 내 얼굴이 더 화끈거렸다.” KBS 2TV 주말극 ‘엄마가 뿔났다’(극본 김수현·연출 정을영)의 시청자 게시판이 항의글로 다시 시끄러워졌다. 원인은 12일 방송분의 한 장면. 극중에서 세탁소 주인인 장남 영일(김정현)과 맡기지도 않은 세탁물을 내놓으라는 손님의 시비 장면이 등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손님이 영일에게 “세탁소나 하는 주제에 어딜 감히”라고 말하는 장면이 시청자들을 ‘뿔’나게 만든 것. 방송에서 깔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손님은 “비싼 옷이니까 일부러 빼돌린 거 아니냐”며 세탁소 주인을 의심한데 이어, “세탁소나 하는 주제에 무식하게 우기면 장땡이냐, 배운 거 없고 할 거 없으니 몸으로 벌어먹고 사는 거 아니냐”는 등의 대사가 등장했다. 방송이 나가자 시청자들은 극중 세탁소 주인보다 더 격분해 이를 비난하는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시청자들은 항의 글을 통해 특정 직업 비하 내용을 방송하는 제작진을 성토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자신이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일부 시청자들은 “세탁소를 운영하는 게 그렇게 잘못인가?” “꼭 이렇게 특정 직업을 가지고 비하하는 의도가 무엇인가”, “도저히 그냥 보고 있을 수 없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너무한 것 아니냐”고 날선 비판을 했다. 이에 대해 ‘엄마는 뿔났다’의 제작진은 “우리 주위의 세탁소에서 흔히 일어나는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그렸을 뿐이다”면서 “절대 특정 직업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엄마는 뿔났다’는 세탁소 논란 전에도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2월 17일 방송에서 극중 재벌 사모님인 은아(장미희)가 “길음동이 도대체 어디 붙은 동네냐”며 빈정거리는 장면이 나와 논란이 있었다. 이때 제작진은 “극중 장미희의 캐릭터를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서다”라고 비하 논란을 일축했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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