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용·왕영은의행복한아침편지]술술풀리는마법의사탕

입력 2008-04-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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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 전부터 집 근처 체육관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수영을 끝내면 꼭 셔틀버스를 타고 집까지 돌아옵니다. 수영을 배우러 다니는 것도 재밌지만, 전 무엇보다 셔틀버스 안에서 펼쳐지는 ‘수다방’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아침 먹고, 아이들 학교 보내놓고, 훌훌 털 듯 버스에 올라타면, 한창 이야기꽃이 피어오릅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같이 버스를 타는 분들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분이 계십니다. 저희들끼리는 ‘외삼촌’이라고 부르는 어르신입니다. 그런데 그 어르신은 저희에게 매일 매일 커피 맛 나는 사탕을 하나씩 나눠주셨습니다. 그 사탕은 큰 봉지 안에 낱개로 포장된 여러 개의 사탕이 들어있고, 그 낱개 포장을 벗기면 동그란 모양의 사탕도 있고, 다이아몬드 모양의 사탕도 있습니다. 저희는 그 껍질을 벗길 때마다 다이아몬드 사탕이 나오길 기다렸고, 그 사탕이 나오면 그 날 하루 종일 좋은 일만 있을 거라고 축하를 해 줬습니다. 그런데 참 재밌는 건, 그 분이 주신 사탕 껍질을 벗길 때마다 제 것은 거의 대부분 다이아몬드 형 사탕이 나왔다는 겁니다. 저는 항상 버스 끄트머리에 앉아있는데, 앞 사람부터 하나씩 사탕을 나눠주신 그 ‘외삼촌’ 어르신이 저에게 만큼은 가끔씩 두 개의 사탕을 주시곤 하셨습니다. 그 껍질을 벗길 때마다 하나는 다이아몬드 형 사탕이 나왔습니다. 그 때마다 사람들은 “그 집은 좋겠어. 항상 다이아몬드 형 사탕이 나오고… 아무래도 저 집이 운수가 확 풀리려나봐” 하고 저를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정말 그 사탕 때문인지, 저희 집 남편이 하는 일이 요즘 잘 풀리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뭐가 잘 안돼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심적인 스트레스가 육체를 상하게 하는 건지… 자꾸만 저도 머리도 아프고, 감기에 잘 걸려서, 수영도 건강회복을 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외삼촌께서 무슨 마법의 주문이라도 걸어주시는 건지, 매 번 좋은 의미의 사탕을 받았습니다. 그 덕인지 집안도 편안해지고 얼마 전 그 외삼촌께 커피사탕을 세 봉지를 몰래 사서 드렸습니다. 한사코 안 받겠다고 그러셨습니다. 그래서 “외삼촌의 힘 덕분에 남편 사업이 점점 잘 풀리고 있어서 감사의 의미로 드리는 것”이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외삼촌은 그 자리에서 또 저한테 사탕 두 개를 쥐어주셨는데, 이번엔 두 개 다 다이아몬드 형 사탕이 나왔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어이구∼ 인자 대박 나겄네∼ 대박 나겄어” 하시며 좋아해 주셨고, 전 그 사탕을 들고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요즘은 남편과 싸우는 일도 없고 아주 즐겁습니다. 이 모든 게 그 외삼촌이 주신 다이아몬드 형 사탕 때문이 아닐까요? 요즘은 내내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전북 익산 | 전영선 행복한 아침, 정한용 왕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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