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동마님’돌연시한부선고…“또죽어?”

입력 2008-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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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동마님’혜나에뜬금없이위암말기진단…“임성한식줄초상또등장하나”술렁
스타 작가마다 드라마 속에서 고집하는 ‘클리셰’(상투적 장치)가 있다. 김수현 작가는 유난히 가족의 식사 장면을 많이 등장시키고,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에는 늘 재래시장이 빠지지 않는다. 임성한 작가는 어떨까. 임 작가는 가족 시청자가 대부분인 일일극이나 주말극의 대본을 주로 쓰는데도 등장인물 중 일부를 ‘꼭’ 죽음으로 내몬다. 적게는 한 명, 많을 때는 2∼3명도 거뜬하다. 보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충격적이고 때마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타당성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진다. 임 작가가 집필 중인 MBC 일일극 ‘아현동 마님’(연출 손문권)에서 또 한 번 죽음의 ‘클리셰’를 꺼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9일 종영하는 ‘아현동 마님’이 방송을 한 달 남짓 남겨놓은 가운데 그동안 비중이 적었던 혜나(금단비)에게 느닷없이 위암 말기 판정을 내려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드라마 속에서 혜나는 친모의 외도 사실을 알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병원을 찾고 위암이란 날벼락을 맞았다. 풋풋한 여대생으로 등장하며 밝은 웃음을 주던 혜나가 뜬금없이 시한부 선고를 받자, 시청자는 당황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혜나가 죽느냐’는 물음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임 작가의 작품을 즐겨봐온 시청자들은 임성한식 결말의 재등장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임 작가는 2002년 MBC 일일극 ‘인어아가씨’에서 주인공 아리영(장서희)의 모친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심지어 사고사가 아닌 화재에 휩싸여 죽는 내용이 평일 저녁 시청자에게 무차별적으로 전달돼 논란을 일으켰다. 2006년 SBS 주말극 ‘하늘이시여’에서는 유난히 죽는 인물이 많았다. 개그 프로그램을 보던 중 웃다가 죽은 소피아(이숙)를 시작으로 가정부(차주옥)가 연탄가스로 사망했다. 또 다른 인물 봉은지(김영란)도 교통사고로 죽었다. 물론 하루 앞의 이야기조차 예측할 수 없는 임 작가의 집필 스타일을 고려할 때 결말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MBC 드라마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임 작가가 드라마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것은 방송계에서도 유명한 그녀만의 작업 방식이다”며 “일일극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로 끝을 맺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다수의 제작 관계자 역시 ‘섣불리 결론을 상상하지 말라’고 주문했지만 이미 임 작가에게 학습효과를 경험한 시청자들은 혹시나 이번에도 ‘아현동 마님’에서 혜나를 비롯해 제3의 인물이 엉뚱하게 죽음을 맞지 않을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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