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화려한외출’오현경“제가‘줌마렐라’됐어요”

입력 2008-04-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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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육아·사업’1인3역“연애생각할여유도없죠”
‘줌마렐라’(아줌마+신데렐라) 환타지가 안방극장을 넘실댄다. ‘궁상맞은 아줌마들에게도 사랑과 꿈이 있다’는 갈증 해소 드라마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 선두에 SBS 주말극 ‘조강지처 클럽’의 오현경이 있다. 10년만의 연예계 컴백으로 우려 반 기대 반을 낳았던 그녀가 지금은 아줌마들의 대리인 나화신으로 분해 뜨거운 호응과 관심을 받고 있다. 요즘 ‘조강지처 클럽’에서는 나화신과 구세주의 로맨스가 아줌마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지난 해 8월 컴백 간담회 이후 드라마 촬영에만 전념 중인 오현경을 일산 SBS 제작센터에서 만났다. 스튜디오를 찾아가니 늘씬한 키에 시원한 이목구비의 오현경이 반가운 인사로 맞았다. 드라마 보다 화려한 의상을 눈여겨 보자, “인터뷰용 의상”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환한 미소가 20대 같았다. 하지만 사진 촬영을 위해 스타일리스트가 머리를 다듬으려 하자 “귀찮아. 그냥 찍자”고 웃으며 만류하는 모습에서, 또 “전 멀리서 찍어야 더 예뻐요. 100미터 미인이에요”라며 뒷걸음 치는 모습에서 솔직하고 털털한 아줌마의 본성이 보였다. - ‘줌마렐라 드라마’ 열풍에 나화신과 구세주의 로맨스까지 있다. “드라마에서 연상(女)-연하(男) 커플을 쉽게 볼 수 있듯 궁상스런 아줌마와 멋진 총각의 사랑 이야기도 많이 다뤄지는 것 같다. 이혼율이 높은 우리 사회에 직업 없는 아기 엄마의 삶은 막막한 일이다. 비록 가능성이 0라도 누구나 꿈은 꿀 수 있다. 드라마로 희망을 느끼고 웃고 해소하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드라마에서는 구세주씨가 아줌마들의 로망이 된 것 같다.” - 10살 연하남과 멜로 연기하는 기분. “상우씨(구세주 역)를 처음 보고 많이 어려 놀랐다. 둘이 나란히 섰을 때 과연 어울릴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역할에 적응하면서 ‘잘 어울린다’, ‘화신과 세주를 연결시켜 달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많아 기쁘다. 상우씨는 실제 모습이 훨씬 멋있는데, 화면에는 그 느낌의 절반도 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최근 키스신을 촬영했다고 들었다. “첫 키스신이었다. 극 초반 남편 원수에게 귀엽게 뽀뽀하는 신은 있었지만 사랑의 감정이 가미된 키스신은 처음이다. 상우씨도 작품에서 거의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해 선배인 내가 리드를 해야 하나 고민도 했다. 사실 키스 보다 연달아 뺨을 때려 미안했다.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세주의 기습 키스에 놀란 화신이 반격하는 액션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상우씨는 키스의 3배 정도 뺨을 맞았다.(웃음)” -만약 앞에 구세주 같은 남자가 나타난다면. “구세주가 아줌마들의 로망이듯 나 또한 마찬가지다. 여자는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매력을 사랑해주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누군가에게 끌리기 마련이다. 만약 그런 남자가 내 앞에 나타난다면 일단 ‘여자로서 살아있구나’라는 자신감에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현재 연기와 아이, 사업 세 가지 일을 동시에 신경 쓰다 보니 연애를 생각할 만큼 심적 여유가 없다.” -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는 구세주와 한원수 중 누구를 택할 것 같은가. “나화신과 마찬가지 아닐까. 여자니까 매력적인 남자의 호감에 설레이지 않을 수는 없을 것같다. 하지만 남편과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세주와 발전한다면 불륜을 저지른 남편과 다를 바 없다. 이혼 해 깨끗한 상태라면 구세주와 잘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웃음)” - 딸이 엄마의 연기를 본 적이 있나. “촬영장에 몇 번 놀러왔다. 재미있는 것은 아이도 구세주의 팬이 됐다는 사실이다. 함께 집에 있을 때 본부장님(구세주)에게 전화 걸면 안되느냐고 조를 때가 있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무조건 좋아하는 딸 때문에 졸지에 엄마와 딸, 구세주가 3각 관계에 놓였다.(웃음).” - 극 초반 몸빼 바지를 입어도 망가진 모습이 보이지 않아 캐스팅 논란까지 일었다. “화장을 안 해도 얼굴 자체가 화려한 느낌이 나는 것이 문제였다. 정말 낡고 무릎 나온 운동복을 입어도 처량한 느낌이 화면에 보이지 않았다. 그 때부터 단벌 전략에 나섰다. 평범한 목도리, 몸매 가리는 펑퍼짐한 점퍼, 무릎 나온 운동복 3개로 겨울 촬영을 끝냈다. 옷이 해어질수록 화신에게 더 다가가는 느낌이었다.” - 한 때 연기력 논란에도 휩싸였지만 점점 좋아진다는 평가다.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연기력이 얼마나 발전했을까. 중간에 화신의 변신도 있었지만 배우의 평소 말과 행동을 유심히 살핀 작가님이 대사에 잘 녹여준 덕분이다. 처녀 때 오현경을 기억하는 분들은 아줌마 오현경의 모습 자체가 낯설었을 것이다. 이제 드라마가 8개월에 접어드니 나도 카메라에 적응하고 보는 분들도 익숙해 지신 것 같다.” -‘조강지처 클럽’이 끝난 이후 계획은. “50회를 넘어 반을 넘었다 생각했는데 연장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 반 이상은 남은 것 같다. 긴 호흡의 드라마를 끝내고 휴식도 필요하겠지만 연기에 탄력이 생겼을 때 이어가고 싶다. ‘조강지처 클럽’ 이후 또 다른 좋은 작품이 있다면 바로 들어가고 싶다.” 이유나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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