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위드미’잔혹한살인생중계

입력 2008-04-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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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세상은아비귀환…‘많이볼수록죽음도빨라진다’
스릴러 영화가 인기다. 하지만 곧 스크린을 싹쓸이하는 블록버스터가 몰려올 것이고 극장에서 스릴러 영화를 쉽게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주말 '강력추천‘은 조금 색다른 스릴러 영화를 골랐다. 공포·스릴러 영화. 차마 눈뜨고 못 보는 끔찍한 장면. 하지만 왜 가린 손가락 사이로 눈을 뜨고 엿보게 될까? 영화 ’킬 위드 미‘는 이 의문에 정답을 줄지 모른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살인 현장이 생중계된다. 경찰이 발칵 뒤집히고 FBI사이버 수사대가 급히 나선다. 많이 볼수록 살인이 빨라지는 규칙. 하지만 이 사실을 알면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접속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무책임한 관찰자’, 그리고 그들은 좀 더 가혹한 살인 방법까지 요구하기에 이른다. 직접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지만 모니터 넘어 벌어지는 아비귀환의 피바람을 즐기는 사람들. ‘킬 위드 미’는 FBI요원이 자신의 가족과 동료까지 위협하는 의문의 살인자를 쫓는 전형적인 스릴러 구조를 갖고 있다. 스토리가 놀라울 만큼 매력적인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에 숨어 잔혹한 볼거리를 즐기는 현대인들에 대한 비판은 섬뜩하다. 직접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 그리고 그 살육을 환호하며 부채질하는 수많은 접속자. 양쪽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킬 위드 미’는 날카로운 질문을 관객에 끝없이 던진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조금의 배려도 없다. 은유나 상징적인 표현은 없다. 역겨울 만큼 생생하게 살육을 표현한다. 접속자가 많아질수록 열기가 과열돼 죽는 사람. 황산에 뼈가 녹는 고통까지 참혹함 그 자체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기 위해 1000만 단위를 넘는 접속자는 현대인들의 무책임함을 조롱한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톰 행크스의 아들 콜린 행크스의 성장은 보너스다. 이경호 기자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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