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세종이?…사실맞습니까?

입력 2008-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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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쟁탈역사왜곡심해”…채널옮기고시청률10중반추락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지상파 사극의 지나친 허구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대왕세종’이 그 도마 위에 올랐다. KBS 2TV 대하사극 ‘대왕세종’(극본 윤선주, 연출 김성근)이 지나치게 팩션으로 흐르는 드라마의 내용 전개를 둘러싸고 시청자들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 세자 양녕(박상민)이 민무휼(김형일), 민무회(이우석) 두 외숙의 사사를 결정한 32회분이 방송된 뒤 시청자 게시판에는 “양녕대군의 왕위에 대한 집착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 “역사적 사실을 소홀히 하는 부작용으로 인해 자칫 진실을 왜곡하는 우를 범할까 걱정된다”는 글이 이어졌다. 양녕의 폐위와 관련해서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관찬사서는 양녕이 비행을 저질러 폐위됐다고 기록하고 있다. 반면 세종에게 성덕이 있음을 알고 양녕이 일부러 왕위를 양보했다는 야사의 견해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 어느 쪽도 ‘대왕세종’의 내용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단순히 조선왕조실록에 나와 있다고 해서 진실이라거나, 그렇지 않다고 해서 허구라고 말할 순 없다”며 “대하드라마는 그 시대의 가치관을 다루는 만큼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지 관심있게 지켜봐 달라”고 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드라마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는 전제 아래 시청자들도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부분들을 상상하면서 적극적으로 즐길 필요가 있다”면서 “제작진이 재미만 추구해 지나치게 허구적으로 나간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대왕세종’의 경우는 ‘세종대왕’의 삶이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신화적 인물이었던 ‘주몽’ 등 다른 사극에 비해 역사 왜곡 논란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2TV로 채널을 옮긴 이후 10대 중반으로 떨어진 시청률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대왕세종’ 시청자 게시판에는 최근 현저히 줄어든 충녕(김상경)의 비중에 대해서도 비난이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일 방송분에서 충녕의 등장시간은 채 5분이 안됐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기획 당시부터 우려했던 게 현실로 드러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태평성대한 세종 시절에는 드라마를 엮어갈 갈등과 긴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긴장감을 주는 소재가 많은 양녕대군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이야기의 흐름상 양녕이 폐세자가 되어가는 단계여서 양녕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총 80부작인 만큼 이야기 전개 과정의 일부로 봐달라”고 말했다. 허남훈 기자 noi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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