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주인 이소연(29) 씨가 12일 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할 때 벌어졌던 상황에 대해 털어 놓았다.
현재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 내 병원에서 회복치료 중인 이소연 씨는 22일 SBS TV와의 인터뷰에서 “정상 랜딩을 하면 역추진 로켓이 작동하고 착륙 충격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 저희는 워낙 내려오는 속도가 크다보니 엔진이 켜져 있어도 충격이 컸죠. 제가 웬만한 충격이 있어도 ‘욱’ 하고 참는 편인데 그 때는 정말 너무 아파서 ‘으악’ 소리가 절로 났어요. ‘사람이 이렇게 죽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랜딩 직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유리가 나올 때 유목민들은 놀랐죠. 불덩이가 하늘에서 내려오고 그 안에서 하얀 물체가 나오니까… 그 사람들이 접근했다 다시 물러나더라고요. 그 중에 한두 명이 러시아어를 더듬더듬 해서 말렌첸코가 도와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랬더니 그 중 한 명이 저를 당겨줬어요. 페기는 선내에 달랑 매달려 있었는데 유목민 몇 명이 다시 안에 들어가 벨트를 풀어 밀어주고 또 밖에서 끌어주고 이렇게 다 나왔죠. 그런데도 우리가 정체불명이니까 도와주고는 다시 물러나더라고요. 셋 다 땅에 그냥 누워 있으니 죽었는지 살았는지 건드려 보기도 하고…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보고 있으니 더 멀리서 구경하던 50명 정도의 유목민들이 모여 들었어요”라며 착륙지점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설명했다.
힘들고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이씨는 “내려오면서 지구를 볼 수는 없어요. 보기 위해서는 고개를 돌려 유리창 밖을 내려다봐야 하는데, G압박을 줄이기 위해 벨트를 워낙 꽉 묶기 때문에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힘들어요.”라며 아쉬워했다.
이소연 씨는 28일 오전 9시 25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