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딱서니없는그남자,은근끌리네…드라마남성캐릭터,카리스마형서소년형으로변화

입력 2008-04-2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내마스’송재빈·‘사랑해’석철수등개구쟁이형인기
드라마 속 ‘키덜트’(KIDULT)가 뜨고 있다. ‘키덜트’는 키드(kid)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20∼30대 어른이 됐는데도 여전히 어렸을 때 분위기와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성인을 일컫는 말. 최근 화제를 불러모은 드라마 속 ‘키덜트’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때로는 순수하게, 때로는 철없는 행동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그들을 만나보자. ○ 순수해서 철없는 ‘개구쟁이 어른들’ 27일 종영한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극본 문희정·연출 이태곤)에서 39살인 톱스타 송재빈을 연기한 정준호. 그는 실제보다 7살 어린 나이로 주변을 속이고 철없는 행동을 일삼았다. 겉은 마흔에 가깝지만 19살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첫사랑 홍선희(최진실)를 좋아하면서도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러 그녀를 쥐 잡듯 잡는다. 초등학교 시절 좋아하는 짝꿍을 늘 옆에서 괴롭히는 개구쟁이가 떠오른다. KBS 2TV ‘아빠 셋 엄마하나’(극본 조명주·연출 이재상)에서는 세 남자 재희, 조현재, 신성록이 ‘아빠 되기’에 도전해 분전한다. 불임으로 고통받던 친구에게 정자를 꿔줬지만 그 친구가 죽자 얼떨결에 아이를 떠맡아 키우게 된 것이다. 아직 아빠가 되기에는 많이 모자란 이들은 하는 일마다 사고투성이다. 설사를 한 아이의 엉덩이가 지저분하다며 샤워기로 엉덩이를 씻기는 등 성숙한 아빠의 모습은 찾아볼 길이 없다. ○ 내멋대로 살련다 ‘대책없는 어른들’ SBS ‘조강지처 클럽’(극본 문영남·연출 손정현)에서 바람둥이 한원수 역을 맡은 안내상. 그는 뻔뻔한 남자다. ‘바람피운 놈이 되레 성낸다’고 조강지처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새 애인을 집으로 데려와 산다. 원하는 대로 이혼을 해주지 않자 한밤 중에 찬물을 온몸에 끼얹으며 춤을 춘다. 철딱서니라고는 눈곱 만큼도 없다. SBS ‘사랑해’(극본 정현정·연출 이창한)에는 안재욱과 환희가 있다. 이들은 각각 무명의 만화가 석철수와 룸살롱 밴드마스터 박병호 역을 맡았다. 석철수는 하룻밤 실수로 여자를 임신시켜 결혼까지 한다. 하지만 결혼에 대한 마음가짐과 준비라고는 전혀 없는 한량이다. 결혼 스트레스로 정신과 병원을 다니다가 식장에서 기절까지 하는 남자 박병호는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와 결혼을 피하기 위해 온갖 철없는 행동을 일삼는다. 일(?)은 저질러 놓고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심보다. 결국 혼인빙자 간음죄로 고소를 당한다. 시청자들은 다 큰 어른들의 철없는 행동에 손가락질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이런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사는 이유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여성 취향을 가진 시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시청자들이 성인보다 소년적인 남성을 선호하다 보니 그 취향에 맞게 남자 캐릭터들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젠 카리스마 넘치는 남성들보다 아이 같은 남자에게 끌리고 있다. 조금은 부족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가 드라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