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포츠“인생은언제무슨일이일어날지모르죠”

입력 2008-05-01 0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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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페라 가수 폴 포츠(Paul Potts¤37)는 내내 미소 띤 얼굴이었다. 불쑥 나온 배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차림, 고개를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인 채 서 있는 모습은 지난해 6월 ‘브리튼즈 갓 탤런트’(영국 ITV) 출연 당시의 모습 그대로였지만, 구렛나루를 길러 아티스트의 분위기가 제법 풍겨났다. 폴 포츠가 1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내한공연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휴대폰 외판원 시절에는 불과 몇 킬로미터를 다니며 일을 했지만, 지금은 수 만 킬로미터를 여행하게 됐다”며 유명세에 대한 소감을 밝힌 폴 포츠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2월 미국을 시작으로 월드투어를 시작한 폴 포츠는 중남미를 순회한 후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투어를 벌이고 있으며, 기자회견을 불과 몇 시간 앞둔 1일 오후 12시30분께 일본에서 입국했다. 폴 포츠는 5월 3일~5일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공연을 벌이고, 5월 7일에는 KBS부산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폴 포츠는 이번 공연 수익금의 일부를 북한 결핵어린이돕기 운동을 후원한다. 기자회견에 앞서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로부터 북한결핵어린이돕기 홍보대사 위촉패를 받았다. 폴 포츠의 이번 내한공연에는 소프라노 김은경,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폴 포츠는 ‘폴 포츠 봅데강?’이란 한글이 크게 새겨진 한복을 선물 받았다. 다음은 폴 포츠와 일문일답. -브리튼스 갓 탤런트 수상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엔 몇 km 왕복했는데, 이젠 수만 km를 여행하게 됐다. 좋아하는 일, 사랑하는 일들을 직업으로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앨범 제목 ‘원 찬스’(한번의 기회)가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인생역정을 담은 것인가. 그렇다. 포기하려는 생각도 많았는데, 한번의 기회를 통해 지금과 같은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됐다. -목소리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물을 최대한 많이 마시고, 투어를 다니면서 보컬 트레이너와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관리한다. -북한 결핵어린이를 돕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결핵은 100% 예방 가능한 병이다. 선진국인 영국에서도 결핵이 증가 추세다, 많은 사람들이 결핵에 대해 알아야 한다. 결핵을 알리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 수상 이후 첫 콘서트 무대에 섰을 때 소감은 어땠나. 첫 무대는 상당히 길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공연을 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았고, 열심히 공연을 해야 앨범도 내고 또 판매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서 공연을 했다. 어떤 경우에도 돈을 벌기 위해 공연을 하지는 않았다. -노래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나는 그랬듯, 노래를 통해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정글북′에서 나오는 시처럼, 인생을 살다보면 언제 무슨 일이 날지 모르기 때문에 한번의 기회는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앨범발매 계획은 어떤가. 크리스마스 앨범을 낼 계획이다. 여름에 녹음할 예정이다. 그 외에는 공연을 계속할 예정이다. -아내 줄리앤 쇼에서 우승한 이후 어떻게 이야기했나 무슨 말 했나? 유명해지기 전부터 항상 옆에서 도움을 줬고, 지금도 그렇다. 어떤 어려운 역경이 있을때도 응원해주는 사람이다. 나는 내 아내를 사랑한다. -북한 어린이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북한의 아이들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도움을 주고 싶다. -혹시 북한 어린이에 대한 실상을 알고 있었나. 방송을 통해 고통 받는 아이들이 자주 소개되고 있지만, 결핵을 쉽게 넘기려 한다. 작은 일 같지만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북한은 넓은 세계에서 작은 국가여서 쉽게 흘려보낼 수 있는데, 나는 쉽게 흘려보낼 수 없어서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나. 서울을 오면서 매우 긴 다리를 건너왔다. 호텔에서 주변 경관을 봤는데, 산과 도심이 잘 어우러진 것 같다. 여러 사람들이 잘 모여 사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생각한다. -학창시절 외모로 인해 따돌림도 당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니 미남이다. 자신의 외모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끄럽다. 내 아내가 말하길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환영하겠지만, 곧 자기에게 돌려줄 거라 생각한다. -아직 오페라 무대에는 서지 못했다. 언제쯤이면 가능할까. 미래의 일은 나도 모르기 때문에 말할 수 없지만, 하고 싶은 공연이 제안해온다면 다 고려하겠다. 성장하면서 ‘라보엠’에 많이 감동 받았다. 가능하다면 ‘라보엠’을 꼭 해보고 싶다. -자신이 목소리에 대한 장점은 무엇인가. 나는 늘 노래부르기를 좋아한다. 자라오면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와 병(충수염)으로 아팠을 때를 제외하고 한시도 음악을 멈춘 일이 없다. 좋은 목소리를 가졌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다. 이런 음악을 다 소화할 수 잇는 목소리가 장점이다. -한국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늘 무대에 설 때마다 처음 하는 기분으로 한다. 모든 공연이 다 특별하지만 이번엔 뮤지컬과 오페라가 잘 어울리는 공연이 될 것이다. -자신의 앨범 중 어떤 곡이 가장 애착이 가는가. 정말 고르기 힘들다. 1번 트랙 ‘공주는 잠못이루고’가 애착이 간다. 그 노래로 인해 내가 오늘의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카루소’도 좋아하는데 가사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 -파바로티 앞에서 노래했을 때,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섰을 때 언제 더 떨렸나. 7년 전 파바로티 앞에서 노래했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떨리는 순간이었다. 그 앞에서 노래하는 자체만으로 떨리고 숨막히는 순간이었다. 특별히 더 떨렸던 이유는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아서였다. 2년간 아팠기 때문에 연습을 못해서 떨렸다. 공연 끝나고 내 실력 발휘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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