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생생체험주말농장으로떠나요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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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강원도 춘천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주부입니다. 춘천하면 호반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닭갈비에 막국수도 명물입니다. 또 한 가지 주말농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공기 좋은 춘천 산골마을에 주말농장이 있답니다. 이 농장에는 무농약으로 야채들을 재배합니다. 여름밤이면 평상에 가족이 둘러앉아 옥수수 따서 쪄먹고, 밤하늘에 별을 세며 온 가족이 이야기꽃도 피울 수 있습니다. 도시 주부들도 많이 왔다 가지만, 저도 우리 아이들 데리고 자주 갑니다. 고구마도 캐고 토마토도 따고, 삼겹살 싸가지고 가서, 밭에서 바로 딴 상추로 쌈해서 먹습니다. 학교와 학원으로 바쁜 아이들을 데리고 농촌체험도 하니 좋습니다. 자연생태를 그대로 볼 수 있어서, 보고 듣는 게 그대로 공부가 됐습니다. 며칠 전 여섯 살 된 여자아이가 서울에서 온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산만한지 모릅니다. 자기주장도 너무 강해서 그 엄마도 당해내질 못했습니다. 닭장에 들어가 나무 막대기로 닭을 때리고, 밥을 먹을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이 없다고 밥숟가락을 집어던졌습니다.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그대로 바닥에 누워 떼를 썼습니다. 그런데 그 날, 마침 부화기 속에 있던 병아리가 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숨죽이며 알에서 깨어나는 병아리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특히 그 여자아이가 숨을 죽이고 보고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자기 엄마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뛰어다니고 산만한 아이였는데… 웬일인지 그 때만큼은 집중해서 병아리 깨어나는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알을 깨는 모습이 한 시간 가까이 계속 되자 그 아이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왜 우냐고 물었더니 “병아리가 너무 불쌍하다. 너무 힘들어 보인다” 그러는 겁니다. 그래서 그애 엄마가 “엄마도 너 낳을 때 저렇게 힘들었어” 했더니 그 애가 갑자기 자기 엄마를 꼭 안아 주었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했답니다. 그렇게 그 아이는 떠나고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까 집에 가서도 부모님 말 잘 듣고, 밥도 얌전히 먹고, 많이 달라졌다고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현장학습을 가는데, 그것보다 가족들이 함께 주말 농장에 다녀오는 게 훨씬 교육적인 면에서도 좋은 것 같습니다. 가을에는 주말 농장에서 배추랑 무를 수확해서 김치 담그기 행사를 합니다. 아빠들도 고무장갑 끼고 같이 만든답니다. 김치 싫어하는 아이들도 자기가 직접 키운 배추로 김치를 만들어 먹으니까, 안 먹는 애들이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 다녀오고, 학원 갔다 오면 제일 먼저 찾는 게 컴퓨터입니다. 그렇게 가만히 의자에 앉아서 혼자 있는 것보다 모두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게 훨씬 좋지 않습니까? 저희 가족은 거의 매주 빠짐없이 주말 농장에 다녀옵니다. 도시 사는 많은 분들, 아이들과 함께 주말농장에 다녀왔으면 좋겠습니다. 강원 춘천|김옥열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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