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키드“우리의난리발광,사람들에행복이되길”

입력 2008-06-20 0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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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밴드’ ‘뽕짝록’ ‘코미디 록’ ‘명랑밴드’ ‘만담 록’…. 록밴드 슈퍼키드(허첵 징고 헤비포터 좌니킴 슈카카)에 따라다니는 말들이다. 이 수식어처럼 슈퍼키드는 재미있고 희한한 음악을 들려준다. 시끄럽고 정신 사나운 랩에, 멜로디는 가볍고, 무대매너는 ‘오도방정’이다. 스스로 ‘난리발광블루스’라 표현할 정도다. 하지만 슈퍼키드의 록에는 분명한 철학이 있다. 슈퍼키드가 ‘난리발광’을 펼치면 사람들은 웃고 행복을 얻는다. 설령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노래를 따라 부르고 머리를 흔든다. 슈퍼키드는 그렇게 ‘지지리 궁상’ 세상에 행복 바이러스를 널리 퍼트리려고 한다. “우리의 음악은 명랑하고 즐겁고 에너지 넘치는 음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듯, 만담하듯 뽕짝 멜로디에 로큰롤을 하지요. 그렇지만 나름 깊이 있는 가사도 있답니다.”(허첵) 최근 발표한 두 번째 앨범 ‘액션 러버’은 반항적이었던 전작에 비해 한층 경쾌하다. 록이란 뼈대에 힙합, 펑크, 디스코 등 다양한 장르의 살을 붙였다. 그래서 ‘최.양.락’(최고 다양한 락)이란 말도 스스로 붙였다. 슈퍼키드의 이 같은 ‘오도방정 록’은 자칫 ‘가벼운 밴드’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지만, 굳이 이러는 것은 록에 대한 친근함을 위해서다. 한 철 장사를 노리는 재미 위주의 개그밴드가 결코 아니라 대중이 함께 즐기고 폭발할 수 있는 록 밴드로서 에너지를 발산한다. “록은 어렵다, 거칠고, 배고프고,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우리를 통해 록도 쉽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록에 대한 이해, 록의 입문으로 보시면 될 겁니다.”(허첵) “록 밴드는 편견이 있죠. 배고프다, 어둡다, 거칠다는 선입견들을 깨고 싶었어요. 그래서 퍼포먼스도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즉흥적인 퍼포먼스를 합니다.”(헤비포터) 슈퍼키드는 2005년 허첵과 징고 두 사람이 홍익대서 활동하다가 자우림의 구태훈에 발탁돼 5인조 밴드로 재탄생됐다. 나머지 멤버들은 학연이나 지연, 당구장친구사이다. 슈퍼키드란 이름에서 ‘키드’는 ‘아이’가 아니라 ‘농담’을 의미한다. 언더에서 유명하지만 슈퍼키드를 온 세상에 널리 알린 건 지난해 여름 방송됐던 MBC ‘쇼바이벌’이다. “‘쇼바이벌’은 우리에게 트레이닝, 혹독한 교육의 기회였죠. 부모님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 계기도 됐고요. 대중에게 널리 이름을 알렸고,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게 됐죠.” 지난달 말 광주 충장로에서 기습적으로 벌인 게릴라 콘서트에 1000여명이 순식간에 거리를 가득 메우는 것을 보면서 ‘인기’를 실감했다 한다. 슈퍼키드는 ‘라이브 현장형 밴드’로 5월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연을 했다고 했다. ‘쇼바이벌’하고 난 후로 6개월간 약 200번 공연을 했다. 2005년 결성 후부터 치면 약 700번이고, 연내 1000회를 돌파할 듯하다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보였다. 2집 타이틀곡은 ‘러브 댄스’는 가장 슈퍼키드다운 에너지를 표현해낸 곡으로, 긴장감을 일으키는 기타 리프와 베이스 라인이 인상적인 록댄스곡이다. 한 여가수를 사모한 매니저의 안타까운 마음을 그린 노래다. ‘잘 살고 볼 일입니다’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재기발랄하게 꼬집고 있으며, ‘거짓말’은 너무나 가벼워진 세상을 풍자하고 있다. 리더 허첵의 “나름 깊이 있는 가사도 있답니다”라는 말을 증명해 보이는 노래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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