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봉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김지운 감독(사진)이 서부극의 원조 미국 메이저 영화사로부터 연출 제의를 받았다.
‘놈놈놈’의 한 제작관계자는 “칸에서 처음 공개했을 때 총격전과 추격신이 서부극의 매력을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많이 받았는데, 최근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사로부터 서부극의 감독을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지운 감독이 제의를 받은 영화는 할리우드 인기 배우를 캐스팅해 미국 현지에서 제작되는 작품. 가장 미국적인 장르로 꼽히는 서부극을 동양 출신 감독에게 의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동양 출신 감독이 서부극을 연출한 건 리안 감독의 ‘라이드 워드 데블’ 정도.
김지운 감독은 이미 ‘장화, 홍련’이 할리우드에서 ‘두 자매 이야기(A Tale of Two Sisters)’ 란 제목으로 리메이크되는 등 미국 영화계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또한 톰 크루즈, 마이클 만 감독 등이 소속된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시 CAA에 소속돼 미국 제작사와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
김지운 이러한 제의에 대해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연이어 같은 장르의 영화를 연출하는데도 부담도 있고 이미 감독을 맡기로 한 프랑스 영화 ‘맥스’ 리메이크부터 완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맥스’는 1971년 미국·프랑스 합작영화가로 올 하반기부터 리메이크작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