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샤키스,그는‘R&B의여왕’이었다

입력 2008-08-08 02:10:55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푸른 조명이 비추는 무대 위에서 앨리샤 키스(Alicia Keys)는 그의 별명처럼 ‘R&B의 여왕’이었고 ‘팝의 여신’이었다. 소름 돋을 정도로 빼어난 가가창력, 관객에 건네는 말과 미소는 친절했다. 웃옷을 흠뻑 적신 땀은 열정의 결정체였다. 7일 오후 9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미국에서 공수해왔다는 12톤 무게의 무대는 디바의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간결하게 꾸며졌다. 7명의 밴드가 만들어내는 연주도 앨리샤 키스의 목소리가 부각될 수 있도록 나지막했고 단출했다. 기타와 베이스, 드럼, 퍼커션 등은 잔잔히 흘렀고, 그 위에 얹어진 앨리샤 키스의 힘찬 목소리는 유려하게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이따금씩 색소폰과 트럼펫의 금속소리가 귀를 자극할 뿐이었다. 앨리샤 키스의 공연에 방점을 찍은 것은 백 보컬(코러스)였다. 건장한 근육질 체구의 흑인남성 한 명과 짧은 청치마를 입은 날씬한 두 명의 흑인 여성보컬은 앨리샤의 목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그리고 세밀하게 만들어줬다. 이들의 하모니는 R&B와 솔의 진가를 느끼게 해준 것에서 나아가 공연에서 백 보컬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재미와 감동’에 익숙해 있던 국내 관객들은 충만한 감동을 줬지만 ‘재미’ 요소는 만족시키지 못했다. 물론 퍼포먼스가 필요 없는 디바의 공연이었지만 질끈 묶은 말총머리에 파란색 민소매 셔츠, 스키니진 스타일의 배바지 단 한 벌로 1시간 30분을 버텼다. 또한 태양의 오프닝 무대가 끝나고 앨리샤 키스가 무대에 오르기까지 40분이 걸려 맥이 끊겼다. 밀도 높은 스탠딩 구역의 관객들은 더위에 지쳐 바닥에 주저앉고 공연장 밖을 들락거려 모든 관객이 공연에 다시 몰입하기까지 앨리샤 키스는 처음 몇 곡을 허비해야 했다. 하지만 6000여 대부분의 관객은 공연을 즐겼다. 공연 내내 관객은 앨리샤 키스가 만들어주는 그루브에 몸을 흔들었고, ‘노 원’ ‘이프 아이 에인트 갓츄’ 등을 따라 부르며 가수와 감동을 함께 나누고 즐겼다. 그의 피아노 연주도 직접 보는 기회도 가졌다. 앨리샤 키스는 ‘고 어헤드’로 시작해 ‘카르마’ ‘수퍼우먼’ ‘마이 부’를 거쳐 앙코르곡 ‘이프 아이 에인트 갓 츄’에 이르기까지 19곡을 부르는 동안 ‘그래미의 여왕’의 모습을 한 시도 잃지 않았다. 박정현 션 브라이언 김동완 원더걸스 V.O.S 문지은 등 국내 가수들은 객석에서 디바의 열정을 지켜봤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제공=소니비엠지>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