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버티게하는힘은입”…빅뱅은수다쟁이

입력 2008-11-16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틈만나면이야기꽃…괴소문?신경안써요
‘아이들(idol)’은 사전적 의미로 ‘우상’이다. 아무리 작은 행위라도 대중은 ‘우상’으로 불리는 이들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다른 의미로 해석하자면 이들이야말로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무언의 약속이기도 하다. 이처럼 ‘아이들 스타’의 ‘굴레’ 아닌 ‘굴레’에서 남성그룹 빅뱅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들은 올 한 해 43만장이라는 음반 판매고를 올렸고, 내놓는 음악마다 각종 차트를 석권했다. 15일 열린 2008년 첫 가요 시상식 Mnet KM 뮤직페스티벌에서 3관왕의 기록을 세우며 가요계 최정상에 올랐다. 데뷔한 지 불과 2년 6개월 만에 거둔 성적이다. 정상에 선 만큼 구설수도 끊이지 않는다. 히트곡 ‘거짓말’을 둘러싼 표절 논란,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의 ‘티셔츠 파문’, 탑(최승현)의 ‘자살 기도설’까지, 온갖 구설수가 이들을 괴롭혀왔다. 음악성과 스타성을 갖춘 아이들 그룹이라고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 20대 초반인 빅뱅 멤버들은 이 같은 구설수와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는 대중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이에 대해 빅뱅은 “사랑을 받는 만큼 짊어져야 할 짐인 것 같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최근 정규 2집 ‘리멤버’를 발표하고 ‘붉은 노을’로 활동을 재개한 빅뱅은 스포츠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나만 떳떳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5일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면서 ‘자살 기도설’에 휘말린 탑 역시 마찬가지. 탑은 “처음에는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움츠러들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답답한 마음에 좋은 소문이든, 안 좋은 소문이든 일일이 찾아가 자신의 입장을 설득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재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모든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얘기가 많아지더라. 될 수 있다면 다 찾아가서 일일이 설득을 하고 싶었지만 제가 맡은 분야에서 더 열심히 일하면 오해는 풀리는 것 같다.(탑)” 빅뱅은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한 구설수에 끊임없이 오르내릴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빅뱅만의 대처법을 묻자 “현실에 가슴 아파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해의 실마리를 남기지 않게 행동하는 것”이라는 다소 냉철한 답변도 내놓았다. “연예인은 공개된 직업이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기 쉽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만큼 짊어져야 하는 짐인 것 같다. 저희도 누가 강요해서 가수를 하는 게 아니니까. 일단 스스로 떳떳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비판이든, 칭찬이든 어느 정도는 수용하고 어느 정도는 걸러 들으려고 한다.”(지드래곤) 이렇듯 빅뱅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동고동락하고 있는 멤버들이 서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나날이 장난이 심해지고 있는 탑, 은근한 유머 감각을 지닌 태양(본명 동영배), 유머러스한 대성(강대성), 선배들에게 즐거움을 주려 하지만 ‘2%’ 부족한 승리(이승현), 애교 많은 지드래곤. 이들은 끊임없이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인생의 선배이자 형이기도 한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에게서도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 “따로 시간을 못 내니까 멤버들과 얘기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우린 모이면 언제나 시끄럽다. 하하!”(태양) “양 대표는 일에 대해서는 냉철하지만 개인적으로 살아가는 데 조언을 많이 해준다. 우리가 가야할 길을 인도해주는 정신적인 멘토라 할 만하다.”(지드래곤) 탑은 MKMF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한 뒤 “언제 시들지 모르는 꽃이 되기보다는 끈질기게 살아남는 잡초가 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60세의 나이에도 무대 위에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빅뱅. 지금의 인기가 언제까지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들은 자신들만의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홍재현기자 hong927@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