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달콤한거짓말’주연이기우‘개그본능있어요’

입력 2008-12-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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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는 2003년 ‘클래식’으로 데뷔했다. 모델 뺨치는 큰 키에 시원한 이목구비로 주목을 받았지만 남들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길을 걸었다. 우선 TV에서는 최근 촬영중인 ‘스타의 연인’을 비롯해 ‘이 죽일 놈의 사랑’, ‘발칙한 여자들’ 등 트렌드 드라마에 계속 출연했다. 하지만 영화는 달랐다.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 남자 주인공부터 ‘해변의 여인’, ‘좋지 아니한가’ 등 대중성보다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에 자주 얼굴을 선보였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조금씩 자신만의 엉뚱한 코믹연기를 선보였다. 드러내 놓고 웃기지는 않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슬며시 웃음이 터지는 엉뚱함. 스스로 “피 속에 코믹 본능이 흐르고 있다”는 이 배우는 그래서 로맨틱코미디 ‘달콤한 거짓말’(감독 정정화·제작 CJ엔터테인먼트)이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낮을 많이 가리는 편이지만 상대에게 웃음을 주는 걸 좋아해요. 많은 분들이 저를 굉장히 얌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친한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다는 말도 종종 듣습니다. 친구와 모임이 있으면 웃기는 쪽이고요. 영화 몇 편 했지만 이만큼 유머러스한 장르는 처음입니다. 잘 몰랐어요. 영화에 웃음이 많으면 촬영장에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는 걸” 이기우가 박진희, 조한선과 함께 연기한 ‘달콤한 거짓말’은 가짜 기억상실증을 담은 영화다. 10년 만에 만난 첫사랑(이기우)을 잡기 위해 기억이 사라진 척 하는 지호(박진희). 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나 자기 맘대로 지호의 과거를 꾸며대는 소꿉친구 동식(조한선)을 통해 웃음과 사랑을 진솔하게 담았다. 박진희와 조한선은 슬랩스틱 코미디까지 펼치며 확실히 망가졌지만 이기우는 그러지 못했다. “첫사랑이어서 여주인공인 진희누나 눈에는 멋있게 보여야했어요. 대신 진희 누나, 한선의 모습을 보며 관객이 크게 웃을 수 있게 돕는 게 제 역할이죠” 이기우는 “어떤 관객분이 차승원 선배 연기를 보며 그런 말을 하더군요 ‘장신의 키에서 뿜어 나오는 폭발적인 웃음’, 저도 키는 크니까 열심히 해서 그런 칭찬 받고 싶어요” 웃으면서 말했지만 190cm의 큰 키는 데뷔 초 번번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키가 너무 크다고 상대역을 거절하는 여배우가 많았어요. 이해는 하죠 저 때문에 작아 보일 수도 있고... 지금도 TV에서는 그렇게 환영받는 키는 아닙니다. 다행히 ‘달콤한 거짓말’은 조한선도 장신이고 박진희 선배도 키가 커서 카메라 앵글잡기가 좋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스타의 연인’에서는 유지태, 최지우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은 재벌 2세에요. 1년 내내 드라마에서 사라지지 않는 인기 직업이죠. 그래서 요즘 고민이 큽니다. 많이 나온 캐릭터기 때문에 어떻게 차별 점을 둬야할까?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82년생인 이기우는 내후년쯤 입대할 생각이다. 그는 “입대 전까지 어떻게든 몸이 부서져라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그래야 다녀와서 또 할 수 있죠”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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