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앨범‘더러브’발표김창훈“32년만의홀로서기산울림대신속울림담았죠”

입력 2009-04-14 21: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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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감이 교차합니다.” 산울림의 둘째 김창훈은 32년 만에 홀로서기에 나선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가 깊은 속울림을 담아 말한 ‘만감’은 동생 김창익의 죽음, 그리고 그룹 산울림의 소멸이었다. 김창훈은 “산울림은 소멸했다”고 말했다. “원래 삼형제 밴드였는데 동생이 없으니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산울림은 동생의 죽음으로 자연스레 소멸됐다.” 그의 말에는 마음대로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를 수 없던 시절, 그리고 음악 활동으로 가족을 책임지기 어려웠던 때에도 형제가 흔들림 없이 지켜왔던 그룹이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는 채울 수 없는 깊은 공백이 느껴졌다. 그런 점에서 김창훈의 첫 솔로 앨범은 음악의 새로운 통로이자, 그에 따른 새로운 도전 등에서 여러 감정이 담겨 있다. “산울림이 존재하면서 이 앨범을 냈으면, 그룹의 보조적인 앨범이 됐겠지만, 막내의 사고를 계기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양면성이 있죠. 막내의 죽음을 확인하는 앨범이 돼버렸어요. 막내가 있었으면 없을 앨범인데…. 하지만 반면에, 제가 그걸 딛고 세상과 이웃에게 저와 비슷한 고통을 겪는 많은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름의 보람도 갖습니다.” 그래서 김창훈은 2일 솔로앨범 ‘더 러브’를 발표했다. 미국에서 생활하던 1992년 솔로음반을 발표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엔 산울림의 부속앨범 형식이었다. CJ푸드 미국지사 부사장인 그는 솔로 데뷔앨범 홍보를 위해 일주일의 휴가를 내고 최근 입국했다. 김창훈은 출국을 하루 앞두고 스포츠동아를 찾았다. “외롭고 허전하기도 하고…. 형은 주연이고 저는 조연이었는데, 이제는 제가 주연이 됐어요. 처음 해보는 주연이 힘들겠죠. 스포트라이트는 받겠지만 부담이 커지겠지요.” 김창훈은 팬과 음악적 통로를 마련하려고 솔로앨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가 맞서야 할 것들이 많았다. “전면에서 노래해보니 책임감도 느꼈고, 도전하고 부딪히는 것이죠.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온 그런 심정….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숨을 곳이 없어 경계심도 있고, 책임감과 비판도 혼자 다 이겨내야 하죠. 산울림을 모르는 세대도 많은데, 이미지 메이킹도 새롭게 해야 돼서 부담도 많아요. 보람, 기쁨만이 아니라 부담과 두려움도 공존해요.” 산울림의 맏형 김창완은 2008년 말부터 이미 김창완 밴드를 결성, 첫 음반을 내고 활동을 시작했다. 김창훈 역시 일주일의 한국 체류기간 중 한 케이블TV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해 솔로 데뷔곡 ‘괜찮아’를 불렀다. 형제가 따로 활동하는 느낌에 대해 그는 다시 만감이 교차한 듯 목소리가 낮아졌다. “형의 활동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줘야 될 텐데, 걱정도 되고…, 이 앨범이 잘 돼서 형에게 보탬이 되고 싶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이번 음반 중 몇 곡은 원래 산울림 14집으로 발표하려고 준비했던 노래다. 이 노래 외에 동생의 죽음 이후 치솟았던 감정들을 담아 20곡 가량을 더 작곡했다. 이중 통일성이 있고, 개념이 서로 맞는 10곡을 추렸다. 김창훈의 솔로 앨범은 ‘사랑’이란 주제가 관통한다. 연인간의, 가족간의, 자연에 대한 사랑 등 여러 관계에 대한 사랑이 담겼다. 첫 트랙 ‘괜찮아’부터 마지막 트랙 ‘위하여’까지 10곡에서 표현한 사랑은 꼭 아름답고 예쁜 것만이 아니다. 사랑이 빚어내는 아픔과 고통, 괴로움까지 담았다. 그래서 앨범 이름을 ‘더 러브’로 지었다. 하지만 결국은 ‘희망’이 주된 메시지다. “아픔 속에서 침잠해서는 삶이 무기력해지고, 우울의 악순환이고,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어요. 저도 커다란 아픔을 겪었지만, 가장 어두울 때 밝은 새벽이 온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어요.” 김창훈은 앞으로 2-3개월 간격으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콘서트나 음악 페스티벌 그리고 음악전문방송에 출연해 대중과 소통할 예정이다. 그리고 여건이 되면 계속 솔로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솔로앨범을 기념비적으로 내는 게 아니라, 활동이 뒷받침되는 솔로가수로 앞으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겁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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