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찾은장서희“점하나지웠을뿐인데왜이리허전하죠?”

입력 2009-05-01 21: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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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유혹’을 끝낸 장서희.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막장드라마’라는 논란 속에서도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끝낸 뒤 장서희는 “허전하다”고 말했다.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 때문이리라.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막내린‘아내의유혹’
“음, 허전하네요.” 장서희는 왼쪽 눈밑을 슬쩍 만지며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고 만다’는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장서희는 왼쪽 눈밑에 정성스레 그려 넣었던 점을 지우며 6개월간 함께 한 드라마 ‘아내의 유혹’과 ‘남’이 됐다. 혹여 아쉬워서 방안 화장대에 홀로 앉아 점을 찍어보지는 않았을까. 장서희는 “아직까진 안 그랬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성패에 관계없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면 누구나 느껴보았을 것이다. 장서희는 그 감정을 “허전함”이라고 표현했다. 그녀를 만난 것은 SBS ‘아내의 유혹’(극본 김순옥·연출 오세강) 종영을 하루 앞둔 4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창을 통해 카페 밖의 화창한 풍경을 바라보며 장서희는 “이런 여유가 어색하다”고 했다. “당신은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이 시대의 진정한 골드미스다.” 그러자 그녀에게서 되돌아온 건 큰 웃음과 이런 대답이었다. “사회가 절 커버해주네요. 노처녀를 그렇게 불러주시고, 하하.” ○“민소매씨, 완전 고마워요!” 장서희는 대뜸 KBS 2TV ‘개그콘서트’를 화두로 올리며 “드라마 끝났는데 민소매씨 계속 나와요?”라고 기자에게 물었다. 인기 코너 ‘봉숭아 학당’에 나와 툭하면 왼쪽 눈밑에 점찍고선 ‘복수할거야’라고 외치는 그 개그우먼? 흉내의 도가 지나쳤다며 ‘한 소리’할 줄 알았건만 장서희는 도리어 “혹시 민소매씨 만나면 완전 고맙다고 전해 달라” 했다. 고맙다니? “고마운 일이죠. 드라마 인기가 없었으면 누가 패러디하려고 했겠어요. 민소매씨도 그렇고, MBC ‘무한도전’ 멤버들도, 점찍고 웃음주신 분들 다 감사해요.” ○“‘한 물 갔다’에 복수한거야?” ‘아내의 유혹’에 출연하는 동안 그녀는 도대체 몇 번이나 ‘복수할거야’를 외쳤을까. 장서희는 “느낌이 세서 그렇지, 많이 하진 않았는데…”라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아내의 유혹’이 첫 선을 보인 지난해 11월만 해도 그녀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은 냉담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장서희는 “한 물 갔다”, “이제 안 되니까 ‘인어아가씨’에 이어 또 복수극으로 나오나” 등 심히 ‘짓궂었다 싶은 세간의 험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로 토해냈다. “그렇게 재기했기 때문에 ‘아내의 유혹’은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이죠. 처음에 모두 큰 기대 안했던 것 알아요. 그런 점이 오히려 절 더 노력하고 꿋꿋이 일어서게 만든 것 같아요.” ○“막장? 전 감싸 안을 위치.” 그렇다면 ‘장서희 끝났다’란 일방적 매도에 그녀는 보란 듯이 시청률 1등으로 복수한 것인가. 장서희는 “복수는 복수를 부르는 것 같아, 왜 나는 이렇게 허전하지”란 극중 대사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내의 유혹’을 이야기하며 떼놓을 수 없는 화제가 있다면 바로 ‘막장 드라마’ 논란. 장서희는 “가슴이 아팠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애리가 위암에 걸리고 교빈도 죽고… 악역은 뉘우칠 때 꼭 병에 걸려야 하는 건가, 시청자 지적도 맞으세요. 하지만 ‘아내의 유혹’을 6개월이나 함께 한 제 입장에선 감싸고 싶은 마음이 크죠. 무려 130회를 넘게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간 제작진의 노고도 조금 헤아려주시면 안될 런지.” ○“제가 감출 게 뭐있겠어요.” 얼마 전 장서희는 MBC ‘황금어장’의 코너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과거지사’를 털어놨다. 각종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장악했던 그때 그 사건은 ‘보톡스 논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가려지냐는 듯 장서희는 “감출 게 뭐 있을까”라며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얼굴이 빵빵해져 민망했던 당시를 “연기 생활 최대의 위기였다”고 고백하며 “다시는 안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내친 김에 연애 계획은 없는지도 ‘무릎팍 도사’처럼 팍팍 파헤쳐보자. 장서희는 “모든 걸 다 가질 수 없는 게 세상의 이치인 모양”이라며 “외로운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만 뜻대로 안 된다”고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과 사랑,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아직까진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인연이 잘 안 닿는가봐요. 올 하반기에 드라마로 다시 팬들에게 인사드릴 것 같은데… 이것 봐요. 이래서 연애가 되겠어요, 하하.”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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