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의스타들‘삼총사’로뭉친다

입력 2009-05-11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뮤지컬 스타군단이 17세기 파리의 검객으로 변신했다.(왼쪽부터) 달타냥 엄기준, 아토스 신성우, 달타냥 박건형. 사진제공|엠뮤지컬컴퍼니

달타냥엄기준,박건형·아라미스민영기·김법래카리스마아토스역에는신성우·유준상이열연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삼총사’에 대한 로망을 품지 않았을 리 없다. 소싯적 TV 주말의 명화에서 ‘삼총사’를 방영하는 날, 적어도 열흘간은 골목마다 아이들 머릿수만큼의 검객이 등장해 흥건한 칼싸움을 벌였다. 대부분 달타냥을 자처했기에 열의 다섯은 동명이인이 되어야 했다. 체구가 큰 녀석은 그 이유 하나만으로 포르토스가 되어야 했고, 기자는 얼굴이 반질하다는 이유로 달타냥이 아닌 아라미스로 떠밀렸다(믿거나 말거나). 우리들은 있지도 않은 콘스탄스를 지키기 위해 주역을 맡지 못해 입이 튀어나온 녀석들에게 ‘리슐리외와 나머지 악당들’이란 이름을 준 후 정의의 검으로 처절하게 응징하였던 것이다.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만났던 ‘삼총사’가 뮤지컬의 옷을 입었다. 국내에선 처음이다. ‘왜 이제야 왔니’싶을 정도로 반갑다. 출연진부터가 눈을 뜨기 힘들 만큼 화려하다. 타이틀 ‘삼총사’보다 비중이 큰, 주연 중의 주연 달타냥 역은 엄기준과 박건형이 더블 캐스팅됐다. ‘사랑은 비를 타고’, ‘헤드윅’ 등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다닌 엄기준. 문근영의 연인 겸 춤 선생으로 나와 눈시울을 시큰거리게 만들었던 영화 ‘댄서의 순정’과 ‘생날선생’, ‘뚝방전설’로 뮤지컬 못지않게 영화판에서도 스타 도장을 찍은 박건형이다. 삼총사의 수장으로 캐릭터 중 남성적 카리스마가 풀풀 넘치는 아토스는 신성우와 유준상이다. 유준상이야 뭘 맡겨도 100% 이상을 뽑아내는 보증수표. 록커 출신으로 시원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보컬이 마력적인 신성우 역시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최적의 캐스팅이다. 이미 ‘드라큘라’에서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매력이 절절 흐르는 드라큘라 역을 소화해 각광을 받았다. 아라미스는 민영기, 포르토스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꼽추 콰지모도 역으로 2008년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움켜 쥔 김법래다. 달타냥의 연인 콘스탄스는 역시 ‘마이 페어 레이디’로 여우주연상을 탄 김소현이다. 팜므파탈 여간첩 밀라디는 배해선과 백민정이 나누어 맡는다. ‘여자’를 알지 못 하던 시절에는 책을 읽다 몇 번을 집어던져버렸을 정도로 미웠던 캐릭터가 밀라디였다. 그러던 것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은근한 매력을 느끼게 되어가는 역 또한 밀라디다. 도덕 교과서 같은 콘스탄스보다는 수업 시간 선생님 몰래 훔쳐보던 ‘화보집’같은 밀라디에 더 호감이 간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음악도 강추. 1993년 세계적인 히트작, 영화 삼총사의 OST를 기억하시는가. 팝스타 브라이언 아담스의 ‘All for one’이 이번 뮤지컬에서도 메인 테마로 쓰인다. 여기에 오페라와 팝을 버무린 웅장한 사운드로 유럽 뮤지컬의 진수를 뽑아낸다. ‘사랑은 비를 타고’로 국내 공연사상 최초 일본 역수출의 쾌거를 올렸던 엠뮤지컬컴퍼니가 체코의 원작 뮤지컬을 들여 와 제작했다. 5월 12일부터 6월 21일까지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