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몬다비와인메이커구스타보곤잘레스,몬다비는떠났어도와인은영원해!

입력 2009-07-27 17: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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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메이커 구스타보 곤잘레스.

준비된 네 가지 와인은 흠잡을 데 없는 맛을 선사했다. 화이트로 나온 ‘나파 밸리 퓌메 블랑’(2007년)은 빼어난 산도에 사랑스럽게 코를 간질이는 향, 오크 숙성의 부드러운 질감이 매혹적이다. 이어 차례로 나온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의 2005, 2001, 1996년 빈티지 또한 근사하다. 2005 빈티지는 강한 탄닌이 캐러맬의 달콤함으로 중화된다면, 2001 빈티지는 보다 부드러워진 탄닌에 강력한 맛이 힘차게 다가온다. 1996 빈티지의 우아함과 깊이는 귀부인을 연상케 한다. 이 모두 로버트 몬다비 와인이다.

최근 내한한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의 와인 메이커인 구스타보 곤잘레스 씨는 프레스 런천 내내 자신감 넘치는 미소가 입가를 떠나지 않았다. 이처럼 높은 와인의 퀄리티가 만든 자신감이 분명했다. 1999년 화이트 와인 메이커를 거쳐 2003년부터 레드 와인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퓌메 블랑에 대한 얘기부터 풀었다.

“아시겠지만 퓌메 블랑은 소비뇽 블랑 와인입니다. 몬다비 씨가 처음으로 이름을 그렇게 붙였는데요. 일반적인 소비뇽 블랑과 달리 스모키한 향이 많이 나서 프랑스어로 연기를 뜻하는 ‘퓌메(fume)’를 붙이셨죠. 샤토마다 소비뇽 블랑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퓌메 블랑은 아주 유니크하고, 집중감 있는 향을 냅니다.”

로버트 몬다비 리저브 cs 1996.


로버트 몬다비 와인은 나파밸리 오크빌 지역의 투 칼론과 스택스립 지역의 와포힐에 포도밭을 갖고 있다. 투 칼론은 나파밸리에서 최상급 카베르네 소비뇽을 재배할 수 있다고 UC 데이비스 대학에서 확인했고, 와포힐은 화산재 토양으로 부드러운 탄닌과 높은 산도를 낼 수 있는 곳. 이 중 투칼론은 특히 ‘그래비티 플로우(중력의 흐름)’를 적용한 와인 생산 방식이 인상적이다. 맨 위에서는 포도에서 나뭇가지 등을 제거하는 소팅 작업을 하고, 아래 층에는 탱크가 있고, 그 아래는 오크통이 있는 식이다. 와인의 생산 과정에 따라 위에서 아래로 가면서 순차적으로 만드는 방법인 셈.

“프렌치 오크 탱크를 쓰는 이유는 자주 물어보시는 데요. 긴 시간 자연스럽게 원하는 주스를 뽑아낼 수 있고, 온도를 잘 유지할 수 있어서랍니다. 우리는 또 작은 상자를 이용해 수확하는 것도 잊지 않아요. 큰 상자는 포도가 터져 즙이 먼저 나올 수 있지만 작은 상자는 그렇지 않거든요.”

1966년 와이너리를 세운 로버트 몬다비는 미국인 식탁에 고급 와인을 올려놓고, 캘리포니아에서 세계 최고 등급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고 믿었다. 당시만 해도 미국에서는 와인을 많이 마시지 않았지만 40여년이 지나는 동안 그의 꿈은 현실이 됐다. 핵심은 포도밭에 대한 연구다. “몬다비 씨는 포도 재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와인 메이킹 팀과 와인 그로잉 팀이 협업하도록 했고, 자연을 반영한 와인을 만들려고 했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와인메이커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스타일의 큰 변화는 없을 겁니다.”

지난해 로버트 몬다비가 작고한 후 로버트 몬다비 와인에 있어 어떤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 변화가 없는 이유다. 몬다비가 죽은 후 추모 와인을 만들려는 시도는 없었을까. 곤잘레스 씨는 “그런 시도는 내부적으로 있었다. 그런데 회사(컨스털레이션 와인, 로버트 몬다비 와인은 2004년 미 주류 회사 컨스털레이션 사에 인수됐다)에서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반대했다”고 설명한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 | 신동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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