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배수빈, 김남길. 스포츠동아DB
여심 유혹하는 ‘세 남자의 복수’
이병헌·배수빈에 ‘선덕여왕’ 김남길까지…복수코드 ‘극적 긴장감’ 더해 시청률 효자
‘복수는 남(男)의 것’이병헌·배수빈에 ‘선덕여왕’ 김남길까지…복수코드 ‘극적 긴장감’ 더해 시청률 효자
남자들이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그동안 안방극장에서 한을 품은 여자들의 복수가 주로 그려졌다면 이제는 남자들의 복수가 시작됐다. 그 주인공은 이병헌 배수빈 김남길. 복수의 방법도 여자들보다 강하고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아 극적 긴장감을 더해 시청자들을 유혹한다.
이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모두 ‘남자의 복수’ 코드를 공통점으로 내세워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남자의 복수를 전면에 내세운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에서 배수빈은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복수’를 하고 있다. 복수를 위해 원수 집안의 남자와 결혼한 여자, 이를 뒤늦게 안 남편이 또 다른 복수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배수빈은 “사실 남자가 복수하면 좀 치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죽을 만큼 심하게 당하면 복수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수빈이 사랑한 아내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았다면 이병헌은 조직에게 버림받았다.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이병헌은 복수심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국가와 조직을 위해 목숨 걸고 충성했는데 돌아온 것은 죽음뿐이었다. 그래서 반드시 살아남아서 복수하겠다는 내용이 그려진다.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서도 남자의 복수가 등장한다. 비담 역을 맡은 김남길이 선덕여왕에 대항해 ‘비담의 난’을 일으킨다. 미실이 죽은 후 덕만공주(이요원)가 왕에 오르지만 훗날 믿고 의지했던 비담이 덕만에게 등을 돌린다. 드라마 관계자는 “앞으로 비담이 생모인 미실과 연인 덕만 사이에서 극심한 심적 갈등을 겪다 배신하고 반란을 일으키는 내용이 그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복수 스토리는 깔려 있지만 남자들의 복수심을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남자들의 (복수)이야기는 훨씬 역동적이면서 심한 갈등구조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어 좋은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