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니앨범 ‘로맨틱 겨울’낸 김진표 “까칠 래퍼? 달콤 래퍼!”

입력 2009-1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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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미니앨범에서 따뜻하고 낭만적인 노래를 선보인 가수 김진표. 그동안 묵직한 노래를 주로 불렀던 김진표에게 이번 앨범은 새로운 도전이다.사진제공|뮤직팜

 데뷔 첫 미니앨범에서 따뜻하고 낭만적인 노래를 선보인 가수 김진표. 그동안 묵직한 노래를 주로 불렀던 김진표에게 이번 앨범은 새로운 도전이다.사진제공|뮤직팜

까칠했던 그가 로맨티스트로 변했다.

패닉 이후 다섯 장의 솔로 앨범을 통해 유쾌하지만 날카롭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해온 래퍼 김진표는 최근 발표한 미니앨범 ‘로맨틱 겨울’에서는 온통 낭만을 노래하고 있다. 그 스스로도 “말도 못할 정도로 무지하게 밝은”, “김진표 역사상 가장 따뜻한” 앨범이라고 말할 정도다.

6트랙짜리 이번 음반은 김진표에게 몇 가지 의미가 있다. 겨울 분위기에 맞춰 따뜻하고 낭만적인 노래를 담은 첫 기획 앨범이면서 최초의 미니앨범이다. 정규앨범 아니면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던 그는 앞으로 신곡만 담긴 정규 앨범은 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요즘 음반을 보면 유효기간이 한 달이에요. 정규 앨범은 의미가 없고, 디지털 싱글은 아쉬울 것 같고, 기존 정규 음반을 잘라서 발표하는 미니 앨범이 모범답안이라 생각했죠. 겨울에 들을 수 있는 따뜻한 랩 음악이 많이 없다는 생각에 이번 음반을 제작하게 됐어요.”

‘겨울 로맨스’란 콘셉트를 잡은 김진표는 지난 여름 휴가를 나온 싸이를 비롯해 음반에 참여한 작곡가들에게 “따뜻한 노래로 달라”고 부탁했다. 가사를 맡은 그 역시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지켜본 연인들의 사랑을 노랫말로 풀어냈다.

김진표는 2006년부터 케이블채널 tvN의 연예정보 프로그램 ‘E뉴스’ 진행에 전념해 왔다. 그는 ‘방송인’으로 살면서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했지만 그동안 음악이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고 한다. 결국 11월 말, 3년간 이어온 ‘방송인’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진표는 아내인 배우 윤주련과 돌이 갓 지난 아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던 가정적인 가장이었다. 하지만 음반 작업이 절정에 이르렀던 11월 한 달간은 매일 밤을 새느라 가족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스트레스 주지 않고 오히려 건강식품을 챙겨주고 도시락까지 싸서 작업실에 와주는 아내가 늘 고마웠다고 한다.

“가족은 나의 치료제가 되고, 항상 좋은 기운을 주는 에너지입니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로맨틱 겨울’을 비롯해 ‘집앞이야’ ‘왜 이래’ 등 신곡 5곡이 수록됐다. 이현도, 싸이, 라이머 등이 작곡가로 참여했다. 또한 패닉의 동료 이적을 비롯해 김동률 류시원 김조한 길 호란 김진호(SG워너비), 김창렬과 유리(쿨)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아이돌 가수들이 음악 프로그램을 점령한 요즘 그 역시 “아이돌을 대적할 사람이 없다”며 웃었다.

“예전엔 아이돌과 같이 방송에 출연해도, 서로 색깔이 달라서 경쟁력이 있었는데, 요즘 아이돌은 음악 실력도 좋고, 춤 잘 추고 예쁘고 잘생기고, 팬층이 10대에 편중된 것도 아니고…. 전 방송에서는 경쟁력이 없어요. 그들과 상대가 안돼요. 그들은 방송무대를 위해 몇 년을 준비해서 3분에 최적화돼 있지만 전 그런 면에선 준비가 덜 돼있어요.”

하지만 김진표는 “전자음악이 대세이고 밴드음악이 없는 건 아쉽다”면서도 유행에 민감한 국내 가요계에 랩 음악의 트렌드도 언젠가 다시 오리라 믿는다고 했다. 2006년 패닉으로 음반을 발표해 반가움을 줬던 김진표는 “무책임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패닉은 언젠가 또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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