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재미없다? 어, 정치인이 재미있네!

입력 2012-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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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출연한 채널A ‘개그시대’(위 사진)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출연한 SBS ‘힐링캠프’. 사진제공|채널A·SBS

‘힐링캠프’ 박근혜 출연…시청률 2배↑
9일엔 문재인 고문 예능프로 첫 캐스팅
홍준표 ‘개그시대’ 강용석 ‘화성인’ 출연


정치인들이 딱딱한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만 출연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금은 그동안 인연이 없다고 여겨졌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치인들이 게스트로 각광받고 있다.

2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힐링캠프’는 ‘박근혜 효과’로 시청률이 두배 가까이 상승하며 방송 후 처음으로 두자리 수인 12.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런 상승세로 그동안 시청률에서 열세를 보이던 KBS 2TV ‘안녕하세요’, MBC ‘놀러와’를 압도하며 1위로 상승했다.

‘힐링캠프’에서 박근혜 위원장은 스피드 퀴즈에 도전하고 노래방 애창곡을 부르는 등 정치색을 뺀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소셜테이너로’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힐링캠프’의 진행자 김제동과의 긴장감 넘친 토크가 관심을 끌었다.

‘힐링캠프’에는 박근혜 위원장에 이어 9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출연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문 상임고문 역시 첫 예능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녹화 때 남다른 입담과 재치를 과시했다는 후문이다.

‘힐링캠프’의 연출자 최영인 PD는 3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치인을 게스트로 섭외한 이유에 대해 “방송 시기에 시청자 관심이 가장 많은 게스트를 섭외한다는 기준에서 박 위원장과 문 상임고문이 이 시기에 가장 궁금한 인물인 것 같아 러브콜을 보냈더니 흔쾌히 출연 승낙을 해주었다”며 “앞으로도 타이밍이 맞으면 정치인 게스트를 출연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 “출연의도 의구심” VS “친근해서 좋다”

잇따른 돌출 언행으로 화제를 모은 강용석(무소속) 의원은 3일 밤 케이블채널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했다. ‘화성인 바이러스’는 평범하지 않은 특이한 출연자 섭외를 콘셉트로 내세우는 프로그램. 과거 같으면 정치인이 출연을 금기시할 포맷이다. 하지만 강 의원은 ‘고소고발 집착남’ 캐릭터로 출연해 “1000만 안티에도 무너지지 않는 정신비법이 있다”며 진행자인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 등과 입담을 겨루었다.

이외에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채널A ‘개그시대’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집에서 살림을 하는 남자 역을 연기했다.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에 정치인 출연이 붐을 이루는 것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각종 인터넷게시판에는 “출연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정치인들이 예능프로그램까지 출연해야겠나”라고 비판하는 의견과 “친근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돋보였다” “정치색을 배제하고 한 유명인의 과거, 현재, 미래 등 그 사람의 희로애락만 보면 될 듯”이라고 찬성하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정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더욱 활발할 전망이다. 올해 총선과 대선이 있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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