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장면마다 객석 ‘큭큭’…‘돈의 맛’ 공식 상영
윤여정이 스크린에 등장하기만 하면 객석 곳곳에서는 ‘킥킥’ 소리가 터졌다. 윤여정이 김강우의 몸을 탐하는 ‘바로 그 장면’이 나온 뒤부터다.한국시간으로 27일 오전 5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주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경쟁주문 진출작 ‘돈의 맛’(감독 임상수·제작 휠므빠말)이 공식 상영됐다.
약 4000여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영화에서 재벌가 여주인 백금옥을 연기한 윤여정의 행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윤여정이 집안에 설치한 폐쇄회로 카메라로 남편(백윤식)과 필리핀 가정부의 외도 현장을 목격하는 장면부터가 ‘반응’의 시작. 이후 윤여정이 젊은 비서(김강우)의 옷을 벗기고 가슴을 더듬는 장면에서는 가장 큰 폭소가 나오기도 했다.
윤여정에게 ‘당한’ 김강우의 영화 속 상황 역시 객석을 웅성이게 만들었다.
돈이 만든 권력 관계를 연기로 보여준 윤여정과 김강우의 극과 극의 모습을 목격한 관객들은 이야기가 전환점을 맞을 때마다 웃음과 웅성거림으로, 영화가 만들어내는 파장을 함께 표현했다.
상영이 끝난 뒤 자리에서 일어난 임상수 감독과 배우 백윤식·윤여정·김강우·김효진은 7분 여 동안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임상수 감독은 배우들을 일일이 껴안았고 칸 국제영화제에 처음 참가한 김효진은 감격한 듯 상기된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역시 칸을 처음 경험한 백윤식은 노련한 배우답게 관객들의 박수에도 능숙하게 화답했다. 2층 객석으로 고개를 돌려 손을 번쩍 든 백윤식을 향해 한 중년의 프랑스 여성 관객은 “굿”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공식 상영에는 김동호,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전·현직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돈의 맛’ 투자·배급사인 시너지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공식 상영 30분 전에 진행된 ‘돈의 맛’ 팀의 레드카펫은 중년의 배우와 30대 젊은 남녀 배우가 함께 만드는 이색적인 분위기로 완성됐다.
특히 김효진은 미국에서 직접 공수한 림아크라의 살구색 드레스를 입고 단아하면서도 고운 선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김효진은 카메라 기자들의 요청에 능숙하게 대처하는 매너를 보였다.
윤여정은 누구보다 분주하게 레드카펫을 준비했다.
당초 준비해온 드레스에 문제가 생기자 윤여정은 부랴부랴 칸의 한 명품 브랜드숍에서 새로운 드레스를 구입했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과 상영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 윤여정은 드레스까지 새로 선택하는 등 여느 날보다 숨이 가뿐 하루를 보냈다
앞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다른나라에서’로 경쟁부문 공식 상영에 참여했던 윤여정은 ‘돈의 맛’ 레드카펫에서는 몸에 붙는 검은색 드레스를 택해 세련된 멋과 영화 속 카리스마까지 재연했다.
올해 경쟁부문에 진출한 ‘돈의 맛’과 ‘다른나라에서’ 가운데 칸이 선택한 영화는 어떤 작품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과는 28일 새벽 2시30분에 열리는 폐막식에서 나온다.
칸(프랑스)|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