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프로로 땜질…지상파 MBC의 굴욕

입력 2012-06-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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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우리들의 일밤-남심여심’ 대신 편성된 MBC 에브리원의 예능 프로그램 ‘무한걸스’의 한 장면. 사진제공|MBC플러스

■ 일밤 ‘무한걸스’ 대체 편성 물의

“장기파업으로 새 코너 제작 난맥”
MBC 에브리원 인기프로 가로채
시청률 만회 ‘급한 불 끄기’ 꼼수


‘코너에 몰린 MBC, 급한 김에 자회사 인기 예능 가로채기?’

MBC가 자회사 MBC 에브리원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걸스’를 일요일 오후 새롭게 편성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MBC는 10일부터 기존의 ‘우리들의 일밤-남심여심’ 방송 시간대인 오후 5시10분부터 ‘무한걸스’를 편성, 방송키로 확정했다. ‘무한걸스’는 2007년 방송을 시작한 이후 시즌3를 맞이한 케이블채널 장수 프로그램. 현재 송은이, 황보, 백보람, 안영미, 신봉선, 김신영, 김숙 등이 출연하고 있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4일 “노조 파업으로 인력이 부족해 새로운 코너를 기획, 제작하기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계열 케이블채널인 에브리원의 인기 프로그램 ‘무한걸스’를 방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기 파업의 여파로 외주 제작사가 제작한 ‘남심여심’이 지속적인 시청률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결국 자회사인 MBC 에브리원의 인기 프로그램을 대체 편성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요일 오후 5시대부터 7시대까지 MBC는 ‘무한걸스’와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2’의 별도 체제로 바뀐다. 관계자는 “‘무한걸스’는 현 상황에 따른 한시적인 조치이며, 파업이 끝나면 다시 ‘우리들의 일밤’ 1·2부 체제로 재개편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MBC를 통해 ‘무한걸스’의 본방송이 먼저 전파를 탐에 따라 MBC 에브리원은 재방송을 편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모회사가 자사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자회사를 희생양 삼는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무한걸스’는 2007년 MBC 에브리원 개국과 함께 자체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무한도전’의 여성판이라는 초반의 비난에도 에브리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모회사의 횡포에 휘둘림을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MBC 역시 ‘일밤’의 계속되는 부진을 인정함과 동시에, 그에 대처할 만한 자체 프로그램 기획·생산력이 부족함을 입증한 모양새가 됐다. 앞서 4월에도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 3’를 대신해 자회사 케이블채널 MBC 뮤직이 제작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을 긴급 대체 편성하며 체면을 구긴 바 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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