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혁·박정민·박두식·구원 “전설의 주먹, 잊지못할 우정의 주먹”

입력 2013-04-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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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설의 주먹’에서 주인공들의 아역 시절을 연기한 신인 연기자 박두식, 박정민, 이정혁, 구원(왼쪽부터). 작품을 통해 꿈과 우정을 나눈 네 사람은 ‘빛나는 별’을 향해 함께 걷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영화 ‘전설의 주먹’ 아역 4인방 이정혁·박정민·박두식·구원

매일 새벽마다 액션훈련
밤이 되면 꿈·연기·영화 이야기들…
‘합숙 4개월 우정’ 평생 의리로 남을것

첫 연기 박두식 “NG 12번 낸 적도”
유준상 아역 구원 “혼났지만 신나”
“힘든 촬영 자신감 키웠다”이구동성

비슷한 꿈을 꾸는 20대 남자 네 명이 모였다. 목적은 영화 촬영. 합숙부터 시작했다. 장소는 경기도 파주의 서울액션스쿨 인근 숙소. 새벽에 일어나 매일 액션 훈련을 반복했다. 밤이 되면 네 명의 남자는 숙소에 둘러앉았다. 맥주를 마시며 “꿈, 연기, 영화 그리고 고민”을 나눴다. 영화 ‘전설의 주먹’(감독 강우석)에서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이정혁(29), 박정민(26), 박두식(25), 구원(25)의 이야기다.

합숙 시간은 4개월. 우정이 쌓였다. “각자 개성보다 하모니가 영화에서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모았다. 박정민은 “이런 경험은 앞으로 쉽게 없을 것 같다”며 “서로 다른 활동을 해도 우린 평생 동료로 남을 것 같다”고도 했다.

‘전설의 주먹’은 1987년과 2013년을 교차한다. 치열하고 열정적인 고교시절을 보낸 네 명의 동창생이 20여 년이 흘러 고민을 안고 사는 중년의 남자로 다시 만난다. 아역을 맡은 네 명은 1987년의 이야기를 이끈다. 실제론 대부분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이들은 경험하지 않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 특별한 체험을 했다. 물론 촬영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감독님 얼굴만 봐도 무서웠고”(박두식), “만날 혼이 났다”(구원).

네 명 모두 연기 경험이 적은 탓이다. 윤제문 아역의 박두식은 ‘전설의 주먹’이 연기 데뷔작이다. 학교 후배가 ‘오빠랑 똑같은 사람이 웹툰에 나온다’고 해서 찾아본 원작인 웹툰 ‘전설의 주먹’에 빠져들었고, 때마침 진행된 영화 오디션에 지원했다.

“오디션 전에 뒷산에 올라가 머리카락을 몽땅 잘랐다. 하하! 오디션에 가서 보니 삭발한 캐릭터가 아니라고 해서 놀랐지만…. 연기가 처음이라 엄청난 NG를 냈다. 한 번에 12번까지 낸 적도 있고.”

유준상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구원은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출연이 이력의 전부다. 정웅인의 아역 이정혁은 뮤지컬에 오르다 이번 영화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다. 독립영화 ‘파수꾼’의 주인공으로, ‘전설의 주먹’에선 황정민 아역을 연기한 박정민이 그나마 대중에게 가장 알려진 편이다.

“‘파수꾼’에 같이 나온 (이)제훈 형이나 (서)준영이를 보면서 부러웠다. ‘파수꾼’을 뛰어넘는 다른 작품을 만드는 데, 나는 없었으니까. 이러다 내 이름 앞에 ‘파수꾼’ 조차 없어지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박정민)

‘전설의 주먹’은 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전환점이 됐다.

유일하게 소속사가 없는 박두식은 “제어를 하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며 웃었다.

“솔직히…, 기대된다. 주위 관심과 반응이 좋기도 하고. 그 기대로 내가 스타가 되겠다? 그건 아니다. 소위 ‘뜨는’ 것보다 앞으로 연기하는 데 ‘전설의 주먹’을 원동력으로 삼고 싶다.”

구원의 표현은 더욱 솔직하다. ‘욕심나는 장르’를 묻자 그는 곧장 “강형철 감독(영화 ‘써니’)의 작품”이라고 외쳤다.

“트렌디 드라마에 출연해 진짜 스타가 되고 싶다. 겉멋든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스타는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다.”

4명 중 맏형인 이정혁은 ‘다음’을 생각하고 있다. “‘전설의 주먹’ 출연이 확정됐을 때 기분이 붕 떴다. 그 기분에 도취하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 반짝 차렸다. 이젠 다음 작품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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