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영웅 ‘아침해’ 미국에 뜨다

입력 2013-08-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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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미국 버지니아주 해병대 본부에 세워진 ‘아침해’의 동상. ‘아침해’는 경주마 출신으로 한국전쟁에서 큰 공로를 세운 군이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美 국립해병대 박물관에 동상 헌정

‘한국전쟁의 영웅이 된 경주마를 아시나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하루 앞둔 7월 26일(미국 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국립해병대 박물관에서 미국 해병대 군마(軍馬) ‘아침해’의 동상 헌정식이 열렸다.

‘아침해’는 경주마 출신으로 한국전쟁에서 큰 활약을 한 전설적인 군마다. 전쟁 전 서울 신설동 경마장에서 활동했던 ‘아침해’는 1952년 10월 미군 해병대 군마로 변신했다. 미 해병은 이 때를 ‘아침해’의 ‘입대 시기’로 친다. 당시 ‘아침해’의 주인은 지뢰를 밟아 장애인이 된 누이에게 의족을 사기 위해 ‘아침해’를 250달러에 미 해병대 장교에게 팔았다.

‘아침해’는 전장에서 탄약을 운반하는 임무를 받았다. 400kg에 불과한 작은 체구의 이 암말은 경기도 연천전투 등 총알이 빗발치는 격전지에서 386차례나 탄약더미를 날랐다.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수송 업무를 맡은 것만 51회. 두 번이나 부상을 입었지만 끝까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해 미군으로부터 ‘레클리스(Reckless·무모한)’라는 이름을 얻었다. 해병대 동료들은 ‘아침해’가 똑똑해 적탄이 날아오면 엎드릴 줄도 알았고 철조망도 잘 넘었다고 회상했다. 정전 후 ‘아침해’는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해병대 1사단 본부에서 지냈다. 1959년 미국 군마 최초로 하사로 진급했고, 다음해에 성대한 전역식을 치르며 은퇴했다.

심지어 ‘아침해’는 군마인데도 생전에 부상 군인에게 주는 퍼플하트 훈장, 미국 대통령 표창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라이프 매거진’은 1997년 특별호에서 세계 100대 영웅에 ‘레클리스’를 선정했다. 그의 이름을 딴 추모 웹사이트(www.sgtreckless.com)도 등장했고 회원수가 5000명에 달한다.

김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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