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프로젝트’ 백승우 감독 “이 사건 통해 소통의 부재 다루고 싶었다”

백승우 감독이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연출한 계기를 털어놨다.

백 감독은 2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감독 백승우 제작 정지영)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천안함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소통의 부재가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백 감독이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계기는 정지영 감독의 전화 때문이다. 정지영 감독은 TV에서 토론 프로그램을 보던 중 한 논객의 발언에 대해 무대응으로 반응하는 패널과 사회자를 보며 이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정 감독은 “한 논객이 대한민국에 천안함 사건이 북의 소행임을 믿지 않는 북한 좌빨이 있다고 했다.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아직 명쾌하지 않은데 의문을 갖고 있으면 종북 좌빨인거냐고 생각했다. 그 정도에 그쳤으면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사회자나 상대 패널이 아무 말도 안 했다. 그건 문제점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그러다가 전 천안함 민국합동조사단 위원이었다가 의문을 제기해 해군 관계자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한 신상철 씨를 우연히 만났다”며 “명예훼손이라 사실관계를 재판에서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재판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더라. 그래서 백 감독에게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백 감독은 “정지영 감독님께 전화가 왔다. 감독님께서 ‘너가 하면 잘 할 것 같은데 이 영화 만들면 사람들이 네게 무슨 색을 씌울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거짓말만 안 하면 무슨 상관이냐’며 영화 소재에 대해 묻자 ‘천안함’이라고 하셨다. 나 역시 흥미있었던 소재였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영화 연출을 참여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어 “천안함 사건에 대해 많은 음모론이 있었다. 나 역시 조사하던 중 모든 게 음모론으로 그쳤다면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의문점이 있는데 이야기도 못 하게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영화가 사람들의 의견이 맞느냐 틀리냐를 떠나 우리가 과연 소통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는 2010년 3월 26일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인 ‘PPC-772 천안’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된 사건을 소재로 해 현장르포형식을 강화한 새로운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여러 의혹들이 남아있는 가운데 ‘천안함 프로젝트’는 가슴 속에 묻고 있던 사건에 대해 다시 한번 의문을 제기해보고 이야기하고 있다. 정지영 감독이 제작했으며 백승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