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예능프로

리얼리티를 강조한 예능프로그램들의 경쟁 속에 출연자들의 부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MBC ‘스플래시’에 출연한 아이비의 다리와 팔에 멍이 든 모습. 사진출처｜아이비 블로그

MBC ‘스플래시’ 이봉원 심한 타박상
아이돌 육상대회 해마다 부상자 속출

최근 예능프로그램 출연 스타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촬영 과정에서 출연자들이 잇따라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면서 제작진의 ‘안전불감증’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4일 개그맨 이봉원이 MBC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스플래시) 촬영 도중 얼굴이 먼저 물에 닿으면서 심한 타박상을 입어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임호 아이비 이훈 등도 가슴, 다리와 팔 등에 피멍이 든 상태로 경연에 참가했다. 이들은 전문가들 지도 아래 다이빙 훈련을 받았지만 숙달된 실력을 갖추기엔 짧은 기간이었고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

MBC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육상·양궁·풋살 선수권대회’(아육대)는 ‘아이돌 부상대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매년 한두 명씩 부상자를 ‘배출’해온 ‘아육대’는 올해로 7회째, 하지만 어김없이 부상자가 속출했다. 인피니트의 우현, 빅스타 레오, 엑소의 타오와 인피니트 성열, 에이핑크의 오하영 등이 다쳤다.

6일 파일럿으로 처음 방송하는 SBS ‘심장이 뛴다’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들이 50도를 넘는 뜨거운 온도 속에서 산소호흡기 하나로 버텨야 하는 극한의 소방 상황을 체험하는 콘셉트. 하지만 훈련 도중 출연자들이 탈진하자 조동혁이 촬영을 거부하기도 했다.

스타들의 사실적인 체험기를 다루면서 갈수록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최근 예능프로그램들의 제작진은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이겨내는 모습이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할수록 출연진이 겪는 고통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