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잇, ‘여자 블락비’ 꿈꾸는 ‘힙합 여전사들’

입력 2013-11-06 2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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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딜라잇. 사진제공|브로스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틀에 박힌 군무는 가라!”

여성 힙합그룹 딜라잇(연두 은새 태희 수아)이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 ‘학교종이 땡땡땡!’을 발표하고 활동에 나섰다.

4월 ‘나쁜 남자에게는 매가 약’이라는 내용의 강렬한 일렉트로 사운드의 힙합 댄스곡 ‘메가 약’으로 데뷔해 주목을 끌었던 딜라잇은 이번 앨범에서는 한층 대중친화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번 음반활동에서 기존 멤버 켈리가 팀을 떠나고, 수아가 새 멤버로 합류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첫 음반에서 진한 화장에 거친 액세서리, ‘남자에겐 매가 약’이란 강렬한 노랫말로 ‘센’ 모습을 보여드렸다. 대중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었을지 모르는데, 이번엔 대중에 가까이 가고자 했다. 노래 제목(‘학교종이 땡땡땡’)부터 친근하지 않나. 의상도 교복으로 귀여움을 주고자 했다.”

그러나 호랑이가 발톱을 숨긴다 해서, 맹수의 본능까지 없어지지 않는 법이다. 강렬한 힙합음악을 추구하는 딜라잇도 “강렬함은 자제”했지만 자유분방함은 숨길 수 없다.

“딜라잇하면 사람들이 ‘힙합’을 떠올리면 좋겠다. ‘여자 힙합’하면 딜라잇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힙합은 자기의 기분에 따라 표현이 다른 음악이다. 보통 걸그룹은 짜여진 군무를 보여주는데, 딜라잇은 각자 개성대로 자유롭게 노는 모습이 우리의 퍼포먼스다.”

딜라잇은 특이하게도 남성 힙합그룹 블락비가 롤모델이라고 했다. 특히 블락비가 최근 1년 만에 컴백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다”고 한다.

“블락비의 틀에 박히지 않은 무대, 자유롭게 ‘노는’ 모습이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다. 이번 컴백활동 보면서 느낀 게 많다. 매번 무대마다 발전하는 모습에서 배우는 점이 많다. 딜라잇도 ‘우리만의 개성으로 뭉친 그룹’, ‘틀에 갇혀 있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노는 그룹’이란 인식이 심어졌으면 좋겠다.”

알고 보면 딜라잇은 블락비와 인연이 깊다. 데뷔음반 수록곡 ‘메가 약’에 블락비 멤버 피오가 랩 피처링했다. 또한 블락비로부터 응원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딜라잇의 네 멤버는 모두 음악적 성장배경이 다르다. 연두(이연주·19)는 가수 겸 래퍼 윤미래를 보면서 가수의 꿈을 키운 예비 힙합스타이고, 피아노, 드럼 연주에 능한 태희(김태희·19)는 자우림 같은 밴드를 꿈꾸다 힙합에 매료돼 랩을 배웠다. 수아(유수현·22)는 청아한 발라드에 어울리는 음색을 가졌고, 은새(박지선·20)는 보아를 보며 가수를 꿈꿨다.

“멤버들이 모두 음악적 배경이 다 달라서, 팀으로서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나중에 솔로활동할 때 여러 음악을 접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그룹은 팀워크가 중요한 덕목이다. 1년째 숙소생활을 하며 매일 같이 보면서도 늘 할말이 많다는 이들은 “멤버간 충돌이 생길 것 같으면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오해를 푼다.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해주는 문화가 딜라잇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3년 후의 모습을 상상해보라’는 말에 딜라잇은 “그때쯤이면 딜라잇이 가요계를 석권하고, 각종 시상식에서 큰상을 받으면서 눈물의 수상소감도 하고…. 개인활동도 많이 하고, 해외활동도 하고….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고 했다. 딜라잇이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는 건 ‘자신감’이다.

“딜라잇은 멤버 개개인이 노래, 랩, 춤 어느 부분에서나 뛰어난 잠재력을 가졌고, 어디에 내놔도 자신감 있게 실력을 보일 수 있다. 우리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건 ‘자신감’과 ‘당당함’이다. 실력이 부족할지라도 기죽지 않는 자신감.”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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