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 ‘권법’ 최종 하차

입력 2014-04-10 2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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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여진구. 동아닷컴DB

연기자 여진구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제작비 225억원 규모의 SF영화 ‘권법’(감독 박광현·제작 스카이워커)의 주연 여진구가 10일 돌연 하차했다. 대신 김수현이 새 주인공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권법’은 올해 제작되는 한국영화 가운데 최대 규모의 작품. 제작사는 2월 말 여진구와 출연 계약을 맺고 이를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알렸다. 하지만 8월 촬영을 앞둔 상황에서 여진구가 하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 계약 체결해놓고 다른 배우 찾기?

여진구가 ‘권법’ 주연을 제의받은 건 지난해 말. 첫 주연작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의 성공으로 신인상을 휩쓸 때였다. 여진구는 당초 조인성이 2010년 주연을 맡기로 했다 촬영 지연으로 지난해 9월 포기한 자리를 메웠다.

하지만 3월 말 영화계 안팎에서 ‘권법’ 측이 ‘주인공을 다시 찾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 배경으로 ‘한·중 합작영화’라는 설이 나돌았다. ‘권법’ 제작비의 30%를 중국 국영 투자배급사 차이나필름그룹과 제작사 페가수스&타이허 엔터테인먼트가 맡기로 한 가운데 한·중 동시 개봉을 추진 중인 중국 측이 ‘인지도가 높은 한류스타’에 욕심을 내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류스타 출연을 조건으로 투자 금액을 조율한다”는 얘기도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권법’ 제작진은 중국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김수현과 또 다른 스타 A의 출연을 타진했다. 내년 초 입대를 앞둔 A가 제외되자 제작진은 3월 김수현에게 시나리오를 전달했다. 이미 여진구와 출연 계약을 맺은 뒤였다.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 양근환 대표는 10일 “시나리오를 받았지만 지금은 출연 여부를 결정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여진구의 출연 계약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권법’에는 또 상당수 중국 배우들이 출연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한국 배우가 맡기로 했던 여주인공부터 주요 출연진의 중국 배우 캐스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4년 전부터 오직 이 영화만 바라보고 기다려온 여러 배우가 있지만 대부분 중국 연기자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 ‘권법’ 측의 무리한 요구? VS 상도의 어겼다?

또 다른 배경으로 여진구 측이 영화 ‘내 심장을 쏴라’에 출연키로 한 점도 거론된다. 여진구는 ‘권법’에 앞서 5월부터 7월까지 이 영화에 참여키로 했다.

‘권법’ 측은 여진구와 출연 계약 뒤 “2016년 중반, 영화 개봉 때까지 다른 작품에 출연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최소한 영화 촬영 이전까지는 자제해 달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제작사 스카이워커의 한 관계자는 “계약서 조항은 아니었지만 촬영 전 다른 영화를 먼저 소화하는 건 영화계 정서상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여진구 측은 ‘권법’ 개봉까지 남은 2년 반 동안 다른 영화를 하지 말라는 요구는 일방적인 통보라고 말한다. 소속사 제이너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계약을 맺을 때는 사전 설명이 없었다”고 답답해 했다.

‘권법’ 제작진은 10일 오후 7시 30분부터 여진구 소속사 관계자를 만나 ‘계약 파기’를 정식 통보했다. 이제 ‘권법’은 김수현의 오케이 사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상처는 고스란히 아직 ‘어린’ 여진구가 안게 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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