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 “이 동네 재미있네…다음은 미니시리즈”

입력 2014-05-21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장기하(왼쪽)는 ‘감자별 2013QR3’을 통해 연기자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기하’라는 사람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게 어울리는 맞춤형 캐릭터를 만들어준 연출자 김병욱 PD(오른쪽)의 공이 컸다. 사진제공|CJ E&M

■ 연기에 푹 빠진 ‘4차원남’ 장기하의 새로운 도전

‘감자별’ 김병욱PD가 캐릭터 잘 살려줘
초보 연기 불구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연기·예능 외도 33년 통틀어 가장 바빠
미니시리즈? 본부장 역할이 탐나네요


“다음은 미니시리즈 도전?”

처음 연기에 도전한 사람치곤 자신에 찬 모습이다. 그렇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 건 아니다. “새로운 동네”의 재미에 푹 빠져 다음에는 제대로 한 번 해보겠다는 강한 의지로 들렸다. 지난해 9월부터 8개월 동안 몸담았던 케이블채널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감자별)을 통해 장기하(33)가 노래 외에 연기에도 욕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재밌었다”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공연은 바로 앞에 관객이 있으니 긴장되지만 연기는 NG가 나면 다시 촬영하면 되니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 현장도 화목한 분위기여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이 동네는 이렇게 일이 돌아가는 구나’ 하는 걸 알았다.”

‘감자별’에서 장기하는 남들보다 두 박자 느린, 시대를 잘못 만난 기타리스트 장율을 연기했다. 연출자 김병욱 PD가 2012년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장기하를 보고 그를 위해 만든 캐릭터다. 대본을 보고 “저와 만난 적도 없는데 어떻게 나를 알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김 PD는 장기하를 제대로 분석했다. 장기하도 “저와 완전히 동떨어진 캐릭터가 아니어서 초보자가 연기에 입문하기 수월했다”고 말했다.

2002년 ‘눈 뜨고 코 베인’이라는 밴드로 시작해 12년, 그리고 장기하와 얼굴들로 활동한 지 6년. 오랜 시간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장기하의 이미지는 ‘4차원적’이고 엉뚱하다. 그는 “뭐든 대충하는 것은 용납 못하는 성격”이라면서 “무난한 걸 싫어해 아티스트로서 특이하다는 반응이 기분 좋다”며 웃는다.

지난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부터 ‘감자별’까지 장기하는 최근 2년 동안 쉴 틈이 없었다. “연기는 음악과 비교했을 때 노동 강도의 차원이 다르다” “33년 통틀어 가장 바빴다” “욕 나올 정도로 추운 현장” “수험생 때도 잠은 이보다 더 잤다”며 자신의 바빴던 상황을 늘어놓았다. “그럼에도 연기를 또 하고 싶더라. 동시에 ‘내가 바쁜 것을 얼마나 못 견디는 사람이구나’ 하는 것도 깨달았다”며 또 한 번 웃었다.

장기하. 사진제공|CJ E&M


장기하가 이 정도로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의 첫 연기를 바라보는 대중의 “낮은 기대치”(?) 때문이다. 그는 “시청자 반응은 ‘생각보다 잘 하네’였다. 만약 저에게 실망했다면 말도 안 되게 연기를 못했을 경우일 텐데, 다행히 저도 제 첫 연기에 실망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DJ, 공연을 동시에 하다보니 100% 전력을 다하지 못했다. 작품도 길었고.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활동은 쉬고 연기에만 전념하고 싶다. 보통 미니시리즈는 3개월 정도 소요되니 괜찮지 않을까.”(웃음)

번듯한 ‘본부장, 실장’ 역할을 추천하자 “그렇다”고 동의하며 “저와 비슷한 사람을 해봤으니 변신하는 데 노력이 필요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어렵겠지만 더 재밌을 것 같다”며 기대했다.

요즘 장기하는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멍’ 때리는 시간”이 생겼다. 하지만 여유를 만끽하기에는 미뤄둔 일이 많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새 앨범과 공연 준비에 “올인”한다.

결혼에 “적령기”라는 단어가 붙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올해 서른 셋의 장기하. 항상 그래왔듯 연애 중이냐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

“현재 사귀는 사람이 있다면 (연애를 공개하지 않는 건)상대방에 대한 배려이고, 없다면 미래의 상대에 대한 배려다. 과거사는 당연히 들출 필요가 없고.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