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연분 리턴즈’, 과거에 업혀가려는 꼼수 아닌 이유 (종합)

입력 2015-03-09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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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과 관찰 예능이 붐을 이루기 전 스튜디오 예능이 있었다. 지금의 유재석을 만든 프로그램을 꼽을 때 절대 빠지지 않은 '동거동락', '진실게임' 등이 스튜디오 예능이었고 강호동의 인기를 단번에 끌어올린 프로그램인 '천생연분'도 스튜디오에서 재미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집단 MC 체제와 리얼이라는 키워드가 힘을 받으면서 스튜디오 예능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심지어 토크쇼조차 매번 장소를 바꿔 진행되면서 스튜디오 예능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MBC 에브리원 '천생연분 리턴즈'가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연애 버라이어티의 원조로 불리는 '천생연분'은 비, 이서진, 유민, 전혜빈 등 젊은 스타들을 양껏 발굴해 냈고 그 때의 수확은 2015년 현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천생연분 리턴즈'는 10년 전 '천생연분' 때와는 다른 연애 버라이어티가 돼 돌아올 전망이다. 썸이라는 단어까지 생긴만큼 혈기왕성한 남녀 연예인들이 어떻게 썸을 타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지가 상세히 그려질 예정이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MC 이휘재는 "과거의 '천생연분'과 '짝'이 합쳐진 것이라고 생각하라"고 간결한 표현을 남겼다. 스튜디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일대일 데이트와 1박 2일 캠핑 등으로 증폭시키는 과정을 통해 요즘 대세인 리얼함도 놓치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어 제작진은 굳이 2015년에 '천생연분'이라는 지난 포맷을 다시 부활시킨 까닭으로 '놀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꼽았다. 끼와 재능으로 똘똘 뭉친 젊은 연예인들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무대가 극도로 적어진 지금의 예능계에 놀이터를 만들어 보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

앞서 언급된 대로 리얼과 관찰 예능이 대세를 이루면서 출연 연예인 역시 신선도 위주로 짜여지게 됐다. 정작 10년 전 '천생연분' 당시 각광받았던 아이돌이나 배우, 개그맨들의 설 자리가 좁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천생연분 리턴즈'는 10년 전 '천생연분'과 같은 포맷을 차용해 완전히 달라진 연애방식을 보여주는 동시에 차세대 예능주자들을 발굴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예능의 방향성을 오로지 앞을 바라보는 것에 있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발굴하는데만 골몰해 왔다. 이런 맥락에서 '천생연분 리턴즈'의 등장은 단순히 과거의 영광에 업어가려는 시도가 아니라 신선한 도전으로 평가할만 하다.

이미 모든 흥망성쇠를 다 경험해 본 '천생연분'은 다시 2015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그리고 제작진의 두 마리 토끼 잡기도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이야기일까. 이들의 실험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 궁금해 진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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