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 입고 엉덩이 춤 추고…걸그룹 콘셉트 ‘비슷비슷’

입력 2015-07-14 07: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걸그룹 씨스타-걸스데이(아래). 동아닷컴DB

소녀시대·씨스타·걸스데이·나인뮤지스
대중성·상업성 치우쳐 뮤비 등 닮은꼴

6월부터 걸그룹들이 대거 활동에 나선 가운데 음악이나 콘셉트, 춤, 뮤직비디오 등에 담긴 아이디어나 장치가 겹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셰이크 잇’과 ‘링마벨’로 각각 활동 중인 씨스타와 걸스데이는 나란히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춤’을 명분으로, 엉덩이를 이용하는 춤을 선보이고 있다. ‘셰이크 잇 셰이크 잇 셰이크 잇 셰이크 잇 러브’라는 구절이 반복되는 밍스의 ‘러브 셰이크’를 듣고 있으면, 씨스타의 ‘셰이크 잇’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멜로디데이가 현재 활동 중인 신곡 제목과 걸스데이가 7일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제목은 ‘러브 미’로 동일하다.

뮤직비디오에서도 비슷한 사례는 많다. 같은 날 신곡을 발표한 씨스타와 AOA는 화사한 파스텔톤의 비비드 컬러가 주조를 이룬다. ‘파티’로 돌아온 소녀시대와 16일 컴백하는 에이핑크는 멤버들이 해변에 일렬로 앉은 사진을 나란히 티저사진으로 공개했다. 소녀시대와 구하라는 태국 코사무이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이미 소녀시대와 씨스타, 걸스데이, 나인뮤지스, 밍스 등이 수영복을 입고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거나 무대에 나섰고, 마마무와 소녀시대는 청재킷-청바지의 ‘청청패션’을 선보여 흥미를 유발시켰다.

이 같은 현상은 음반기획자들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름인만큼 그에 맞는 콘셉트를 기획하게 되고, 거기에 최신 트렌드를 담다보니 서로 비슷한 색깔의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된다.

걸그룹 공급과잉 속에서 소재와 아이디어의 한계가 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몇몇 프로듀서에 곡 의뢰가 쏟아지고, 특정 뮤직비디오 감독에 줄을 서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란 것이다. 실제로 티저사진이 유사했던 소녀시대와 에이핑크의 신작 뮤직비디오는 모두 홍원기 감독이 연출했다.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콘텐츠를 기획할 때마다 늘 완성도와 독창성을 생각하지만, 대중성과 상업성을 고려하다보면 서로 비슷한 분위기를 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