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욱 시인 “내 글이 어머니 인생 찾아줘” 눈물 고백

입력 2016-01-13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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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욱 시인이 “내 글이 우리 어머니의 인생을 찾아줬다”고 고백해 화제다.

13일 방송될 SBS ‘영재발굴단’에서는 엄마를 위해 글을 쓰는 시인 영재 정여민 군(13세)의 사연이 소개됐다. 하상욱 시인은 여민 군의 사연을 보고 “내 글이 우리 어머니의 인생을 찾아줬다”고 고백하며 어머니와의 사연을 털어놓아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 날 소개된 정여민 군은 지난 해 23년 전통의 유서 깊은 전국 어린이 글짓기 대회에서 8,04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차지한 문학 소년이다.

정여민 군이 살고 있는 마을은 보일러가 없어 아궁이에 불을 때 난방을 하는 오지 마을. 여민이는 이런 오지마을로 이사온 지 1년만에 ‘마음의 온도는 몇도일까요’ 라는 글을 써 전국 백일장에서 대상을 수상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세상의 모든 소음과 빛이 차단되는 것 같은 병원을 우리 가족은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정여민 군, 대상 작, ‘마음의 온도는 몇도일까요’ 中>

사실 여민이의 엄마는 4년 전, 흉선암 진단을 받고 수차례에 걸친 장기 절제 수술을 받은 말기암 환자였다. 정여민 군은 이런 엄마를 옆에서 지켜보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라는 글로 담담히 풀어내 대상을 차지한 것.

특히, 엄마의 암 발병 후, 말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여민이는 “암은 잘 낫지 않는 병이다. 글을 쓰면 슬픈 생각을 잊을 수 있다”라며 글을 쓰는 이유를 전했다. 여민이는 엄마가 돌처럼 단단해져서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고백하기도 해 스튜디오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런 여민이의 사연을 접한 게스트 하상욱 시인은 “사람들은 내 글이 깊이가 없다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상관없다. 내가 글을 씀으로써 우리 어머니가 35년 동안 힘들게 해 오던 식당 일을 그만 둘 수 있었다. 적어도 내 글이 어머니의 인생을 찾아준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촌철살인 하상욱 시인을 울게 만든 시인 영재 정여민 군의 사연과 함께, 이날 ‘영재발굴단’에서는 조선시대 ‘천재 패밀리’를 키워낸 신사임당의 교육비법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전국의 학부모들에게 기대를 모으고 있다. 13일 수요일 밤 8시 55분 방송.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SBS ‘영재발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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