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 낭만부터 흑화까지…유아인 키워드 셋

입력 2016-01-2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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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 낭만부터 흑화까지…유아인 키워드 셋

변화를 시작한 유아인이 주목된다.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는 ‘육룡’으로 대변되는 여섯 인물이 중심이 되어 썩은 고려를 뒤엎고 새 나라 ‘조선’을 건국하는 스토리를 담은 팩션사극이다. 중반부를 넘어선 가운데 차곡차곡 쌓아온 스토리가 분수령을 터뜨리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그 중심에 변화를 시작한 폭두 이방원(유아인 분)이 있다.

역사적으로 이방원은 입체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정몽주(김의성 분)를 격살했고, 정도전(김명민 분)까지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뿐만 아니라 왕자의 난을 통해 조선의 왕좌의 오른, 철혈 군주이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해당 이야기들이 그려질 전망이다. 그만큼 이방원의 변화는 큰 의미를 지닌다.


● ”이제 놀이는 끝났다” 낭만과의 작별

극 중 이방원에게 분이는 낭만적인 대상이었다. 동시에 소년과 청년의 순수한 마음을 투영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승 정도전과 자신의 생각이 다름을 안 이방원은 스스로 변화를 다짐했고, 더 이상 낭만적인 청년으로만 있을 수 없다는 것 또한 알아 버렸다. 이에 이방원은 마음 깊은 곳에 품고 있던 분이에게 짧은 입맞춤을 한 뒤 “이제 놀이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방원이 낭만과 작별했음을, 머지않아 킬방원의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보여준 장면이다.


● 흑화

인물이 어둡게 변할 때, 차갑거나 잔혹해질 때 시청자들은 “흑화한다”고 표현한다. ‘육룡이 나르샤’ 속 이방원 역시 흑화를 시작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극 중 이방원은 폭두 본능을 지닌 소년, 꿈과 혁명에 대한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청년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지난 31회, 32회를 기점으로 이방원이 어둡게 변했다. 그 동안 틀지 않았던 상투를 틀었으며, 아내 민다경(공승연 분)과 분가를 했고 사병까지 키우기 시작했다. 스승 정도전과 대화를 나눈 뒤 돌아서며 씹어내듯 뱉은 “이젠 애가 아니니까요” 한 마디, 차갑게 빛나기 시작한 눈빛은 흑화된 이방원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안방극장을 긴장감에 휩싸이게 했다.


● 하여가vs단심가, 정몽주 격살

역사적으로 이방원은 정몽주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 이 과정에서 이방원과 정몽주가 주고 받은 시가 ‘하여가’와 ‘단심가’이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의 하여가는 정몽주를 설득하고자 하는 이방원의 마음을,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의 단심가는 고려만을 향한 정몽주의 충심을 드러낸 것. 역사가 스포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짜릿하게, 특유의 쫄깃한 이야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육룡이 나르샤’. ‘육룡이 나르샤’가 하여가와 단심가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나아가 정몽주의 격살은 언제쯤 그려질 것인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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