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AOA가 조리돌림 당하는 동안 FNC는 뭘 했나

입력 2016-05-16 2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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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법칙] AOA가 조리돌림 당하는 동안 FNC는 뭘 했나

어미 사자는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절벽에서 떨어뜨려 기어 올라오게 만든다고 한다. 매우 비정하며 확실한 근거도 없는 이 이야기는 스파르타식 훈육의 유용성을 강조할 때 주로 사용되곤 한다.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악스홀에서도 이 같은 비정한 장면이 펼쳐졌다. 한 프로그램에서 AOA 설현과 지민이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몰라보면서 불거진 역사의식 부재 논란이 아직 진정되지 않은 가운데 AOA 신곡 쇼케이스가 펼쳐진 것.


사진만으로 이 현장에 흐르는 묘한 아이러니함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강렬한 붉은색과 섹시미를 어필한 안무로 채운 쇼케이스 무대 후 AOA 멤버들은 곧바로 죄인이 되어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했다.

특히 지민은 “1년 만의 컴백이라서 많이 떨렸는데, 컴백 전에 좋지 않은 일로 많은 분들에게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눈물을 쏟았고 AOA 멤버들은 취재진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또한 AOA는 네이버 V앱 라이브를 통해 선보인 무대에서도 다시 이번 논란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민은 물론 혜정까지 울먹이는 모습으로 팬들과 만났다.



분명 AOA 멤버들이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몰라보고 생뚱맞은 이름을 언급한 것은 역사의식 부재라는 꼬리표를 씌울 만한 언행이다. 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같은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묘하게 AOA의 소속사인 FNC 엔터테인먼트가 빠져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번 논란이 최초로 불거지고 AOA 컴백 쇼케이스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이 사건에 대한 소속사 측의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AOA 컴백을 앞두고 티저 이미지 공개 보도 자료와 새로운 배우를 영입한 것에 대한 입장 발표만 이어졌을 뿐이다. 이 지점이 FNC의 상황 수습 능력을 의심케 한다.

이에 결국 AOA 설현과 지민은 직접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두 사람은 직접 이날 쇼케이스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섹시 이미지와 밝은 에너지를 어필해 온 AOA가 쇼케이스에서 눈물을 쏟는 이 모습을 보고 누가 이들에게 환호성을 마음 놓고 보낼 수 있겠나.

물론 앞서 언급한 대로 본인이 지은 잘못에는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앨범 발매를 미루거나 쇼케이스 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진정성 있게 사과를 건네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AOA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FNC의 의무 아닌가.

도대체 FNC의 유일한 걸그룹 AOA가 이토록 조리돌림을 당할 동안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손가락으로 막을 수 있었던 작은 균열을 이렇게 키운건 분명 FNC의 무책임 때문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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