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 투영된 사람들의 이야기

입력 2016-09-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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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용 ‘STONE-SPACE’, 6∼1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

서양화가 이팔용의 12번째 개인전이 6일부터 11일까지 대구광역시 지산동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열린다. ‘돌’을 통해 현실의 이상향(유토피아)을 실현하고자 하는 소망을 투영시킨 작품들이다. 이 작가는 수년 전 야외 스케치를 하다 문득 지천에 깔린 돌에 매료됐다고 했다.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견뎌온 흔적이 남은 돌의 매끈하면서도 둥근 모습에서 인간의 모진 삶의 과정을 느꼈다.

이 작가는 이를 두고 “마치 사람의 얼굴이나 성격만큼이나 다양하다는 측면에서 인간군상의 참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돌을 소재로 한 풍경화에 집착했다. 인간의 다양한 삶을 풀어내기 위해 마치 사진으로 찍어낸 것처럼 극사실 화법으로 그려냈다. 최근엔 풍경은 아예 빼고 돌만 전면에 내세운 작품에 집중해왔다. 특히 두 개의 돌을 나란히 배치한 뒤 그 위에 또 다른 돌을 올려 삼각형의 구도를 보인 작품은 서로 돕고 의지하려는 인간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돌이 생명력을 지니고 스스로 움직인다고 여긴 작가는 작품소재인 돌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신의 모습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투사시켰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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