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가 죽음과 마주한 눈물의 자진 독배로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했다.
2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 10회에서는 4황자 왕소(이준기 분)가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황태자 정윤(김산호 분)이 자신의 어머니인 황후 유씨(박지영 분)로부터 죽임을 당할 것임을 알고, 이를 막으려고 하다 오히려 죽음의 위기에 처한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윤을 폐위하기 위한 황후 유씨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때마침 분노에 차 올라 자신을 찾아온 공주 황보연화(강한나 분)를 이용했고, 아들 왕소를 옭아매 자신의 계략을 실행한 것. 황후 유씨와 작전을 도모한 9황자 왕원(윤선우 분)이 정윤의 외가 횡령 문서를 4황자 왕소에게 넘겼고, 4황자 왕소가 이를 해결하려던 찰나에 정윤의 폐위를 청하는 상소가 빗발치게 됐다. 이에 신하들은 정윤이 외척의 비리를 미리 단속하지 못한 것을 짚으며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고, 적임자를 묻는 황제 태조 왕건(조민기 분)에게 4황자 왕소를 적극적으로 언급했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정윤의 마음이 심란할 쯤, 9황자 왕원은 정윤에게 4황자 왕소가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말했고 오해를 심었다. 태조는 이 같은 상황에서 4황자를 불러 “나도 널 오래 곁에 두고 싶다. 하지만 모든 일은 커지기 전에 그 싹을 잘라야 해”라며 4황자 왕소에게 중양절이 지나면 신주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4황자 왕소는 분노해 유씨에게 달려갔으나 유씨는 오히려 담담했다. 유씨는 “황제가 되고 싶다지 않았니? 어미가 돼서, 아들 소원은 들어줘야지”라며 정윤을 중양절에 시해할 것과 독이 묻은 찻잔을 보냈음을 밝히며 4황자 왕소를 옭아맸다.
그렇게 중양절 당일, 4황자 왕소는 정윤을 계속 주시했다. 결국 황보연화는 오상궁(우희진 분)에게 국화차를 올리라고 했고, 그의 작전대로 정윤에게 올릴 차는 해수(이지은 분)가 가져가게 됐다. 이 모습을 다 지켜본 4황자 왕소는 찻잔을 사수하기 위해 “정윤 형님께 드릴 말이 있습니다. 근래에 정윤의 심사를 어지럽혔으니 이 아우, 정윤에게 술 석 잔을 받고 우애를 다지고 싶습니다”라며 정윤 대신 찻잔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우연을 가장해 찻잔을 깨뜨리며 어머니 황후 유씨를 비웃듯 아무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새 잔을 받아 든 4황자 왕소는 결국 찻잔이 아닌 국화차에 독이 들었음을 감지했다. 하지만 곧 결단을 내렸다. 4황자 왕소는 “무운을 기원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차를 마셨고, 해수를 바라보며 ‘너에게 독을 받아 마시는구나’라며 자신의 숙명에 안타까워했다. 4황자 왕소의 손을 떨렸고 “마지막으로 누가 그 어떤 감언이설로 형님과 저를 갈라놓을지라도 우애만큼은 변치 않길 기원하겠습니다”라며 무덤덤하게 세 잔의 독배 중 마지막 잔을 비워냈다.
이 모습을 본 연화는 어쩔 줄 몰라 했고, 유씨는 계획이 실패했음에 묘한 표정을 지으며 비정한 모정을 드러냈다. 이 때 해수는 찻물을 더 가져오겠다며 자리를 떴고, 4황자 왕소 역시 “잠시, 자리를 비우겠습니다”라며 뒤돌아 섰다.
그렇게 독이 든 차 세 잔을 마신 4황자 왕소는 정신을 붙잡고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비틀거림은 어쩔 수 없었고, 몸 속에서 올라오는 피를 주체하지 못하며 결국 핏빛을 내비치며 죽음을 예고하는 등 정윤 대신 죽을지도 모르는 운명에 처한 모습으로 더욱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렇듯 정윤을 대신해 유씨가 파 놓은 함정으로 들어가 죽음의 위기에 처한 4황자 왕소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준 ‘달의 연인’은 국화차를 내온 해수의 목숨까지 위태로워진 상황으로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를 예고했다. 또 해수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4황자 왕소, 해수에게 혼인을 청한 8황자 왕욱(강하늘 분)의 마음이 공개되면서 위기에 닥친 이들이 어떻게 이 사태를 해결해 나갈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