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내가 한 번 해보련다. 그 못된 사랑.”
세자 이영(박보검)은 이 말과 함께 위장 내시 홍삼놈(김유정)과 입을 맞췄다.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 등장한 첫 뽀뽀신이었고, 장면은 색색 꽃과 화초로 가득한 세자의 화원과 어우러져 두 사람의 진심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냈다.
박보검은 “딱 18세, 19세 이영과 홍라온의 풋풋한 사랑을 그릴 수 있었다”고 김유정과의 로맨스 연기를 추억했다.
“김유정이 미성년자라 멜로 수위가 아쉬웠다는 의견도 있으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전혀 수위가 아쉽지 않았어요. 오히려 애정표현이 적당히 있어서 좋았죠. 제작진이 아름답고 순수하게 표현해주셨어요. ‘농도가 짙어야 해’라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는 박보검표 진한 멜로 연기를 보고 싶어 했고, 마지막 회에 등장한 이른바 이영과 홍라온의 인증 키스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보검은 상당히 부끄러워하며 “(으흠 웃음) 그건 나이 들고 조금 더 성숙해졌을 때 짠 하고 보여드릴게요”라고 말했다.
“아, 인중에다가 한 거요. 그때 촉박하게 촬영을 해야 했어요. 그건 저도 화면으로 보고 알았어요. 촬영할 때는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박보검에게 김유정은 최고의 연기 선생님이었다. 낭랑 18세 김유정은 어린 나이지만 2003년 5살에 데뷔한 베테랑 연기자다. 박보검이 김유정에게 놀란 건 구덩이 장면을 촬영할 때였다. 김유정은 박보검이 던진 애드리브를 보기 좋게 받아치며 케미를 형성했다.
“힘든 건 김유정이 더 힘들었을 거예요. 감정 폭이 넓은 캐릭터였잖아요. 그래서 유정이가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홍삼놈을 사랑스럽게 표현해 준 유정이가 대단했어요.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요. 구덩이에서 제가 유정이 들고 ‘팔을 좀 더 뻗어 보거라’라고 애드리브를 했는데 유정이가 ‘힘을 좀 더 써보시지요’라고 제 라임에 맞춰서 애드리브를 해주더라고요. 센스 있다고 느꼈어요. 좀 놀라기도 했어요.”
사랑도 일도 직진하는 세자 이영처럼 박보검도 직진하는 남자였다.
“저도 일할 때도 직진, 연애할 때도 직진하는 편이에요. 한 가지밖에 집중을 못하는 편이라 나머지를 신경 쓰는 게 어렵더라고요. 연애할 때도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표현하고요. (이제 쉬니까 연애해야겠네요?) 아니요. 이제 쉬니까 다시 학교 가야죠.”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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