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작년에 개봉된 화제작들이 올 해 하반기 일본에서 대거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부산행’이 실사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에 탄생했던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서울역’과 2013년 국내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사이비’, 국내외 유수영화제 및 영화상 시상식의 신인감독상을 휩쓴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 2016년 여름 국내 박스오피스 700만명의 성공을 거둔 이재한 감독의 ‘인천상륙작전’, 그리고 2016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 후 국내 개봉해 7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 일본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이 5작품의 해외배급사인 화인컷이 전했다.
‘우리들’은 9월 23일 일본배급사인 MANCY'S ENTERTAINMENT를 통해 도쿄에 위치한 에비스 가든 시네마 (YEBISU GARDEN CINEMA)에서 단독 개봉된 후, 점차 다른 도시로 확대 개봉될 예정이다. 에비스 가든 시네마는 유럽, 북미, 아시아의 작품성 있는 예술영화를 엄선해 상영하는 예술 영화 전문관이다. 일본 개봉을 앞두고, 현지 배급사는 윤가은 감독을 초청해 9월 6일에서 8일까지 도쿄 프로모션, 9월 8일과 9일에 걸쳐 오사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2016년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첫 상영된 이후, 50개가 넘는 해외영화제에서 극찬 속에 상영됐던 ‘우리들’은 일본에서도 작년 11월 ‘도쿄필멕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다.
9월 23일 또 한 편의 한국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개봉된다. 일본배급사인 THE KLOCKWORX를 통해 도쿄와 오사카에서 우선 개봉된 후 전국으로 확장될 예정인데, 한국 개봉 시에도 스크린X (영화관에서 전방 스크린뿐 아니라 좌우 벽면을 동시에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상영시스템) 버전으로 상영돼 화제를 불러모았던 것처럼, 영화의 스펙타클한 비쥬얼을 강점으로 이례적으로 도쿄에서도 스크린X 버전과 일반 버전이 동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애니재팬이라고 불려지는 일본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두 편이 극장개봉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과 ‘사이비’가 나란히 배급사 NIHON SKY WAY를 통해 개봉되는데, ‘서울역’이 먼저 9월 30일 개봉될 예정이다. 지난 9월 1일 ‘신칸센 파이날 익스프레스’라는 제목으로 일본 전역에서 개봉된 연상호 감독의 실사영화 ‘부산행’의 관객만족도가 대단히 높아 장기적으로 흥행할 가능성이 점쳐 지는 가운데, ‘부산행’의 프리퀄인 ‘서울역’은 ‘서울역: 전염병’이라는 제목으로 우선 주요도시의 주요극장 28개 관에서 개봉한 후, 점차 전국 55개 관까지 상영관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사이비’는 ‘나는 신이다’라는 제목으로 ‘서울역’의 뒤를 이어 일본에서 10월 21일 개봉될 예정이다.
작년 베니스영화제 비경쟁 부문 및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이자 국내 관객 750만명 동원의 성공을 거둔 ‘밀정’은 일본 배급사 AYA PRO를 통해 11월 11일 극장 개봉을 확정 지었다. 일본 강점기 한국 독립군 밀정의 이야기를 다뤄 일본 관객들에게는 다소 예민할 수 있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김지운 감독의 연출력에 송강호, 공유 등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해져 작품성을 인정받아, 다수의 일본 배급사들이 경쟁적으로 구매의사를 밝힌 바 있다고 화인컷은 전했다. 일본 배우 신고 츠루미 (Shingo Tsurumi)의 출연은 물론, 일본 관객들의 ‘밀정’에 대한 반응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영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작품들이 2017년 가을 일본 극장에서 다수 개봉되면서, 웰메이드한국영화에 대한 일본 관객들의 관심과 호응을 다시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