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이이경X정연주 ‘아기와 나’ 고구마 완전체 드라마 (종합)

입력 2017-11-09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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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이이경X정연주 ‘아기와 나’ 고구마 완전체 드라마 (종합)

이이경 정연주 주연 영화 ‘아기와 나’가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를 열었다.

제23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에밀기메상을 수상하고 지난해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도 공식 초청됐던 ‘아기와 나’. 이 작품을 연출한 손태겸 감독과 주연 배우 이이경과 정연주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재진을 만났다.

‘아기와 나’는 결혼을 앞두고 사라진 여자친구를 쫓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갓세대’(입학, 취업, 결혼 등 갓 사회로 진입하는 세대)의 현실을 담은 작품이다. 이이경은 군대 전역을 앞두고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 그리고 속도위반으로 낳은 아기와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도일’을 연기했으며 정연주가 아기와 남자친구만 남겨두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미스터리 우먼 ‘순영’을 열연했다.

손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캐릭터에 연상되는 이미지의 배우를 떠올리면서 작업했다. 이이경 정연주 모두 캐릭터에 맞을 것 같았다”며 “이이경은 이송희일 감독이 ‘백야’를 봤고 정연주는 단편 영화에서 많이 봤다. 복잡한 드라마를 담아내고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인데 이 배우들이 가진 이미지와 연기하는 모습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았다”며 “개인적인 욕심이었는데 운 좋게 내가 상상한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복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이경과 정연주의 아들로는 아역 배우 손예준 군이 출연했다. 손예준 군은 촬영 중반에 돌을 맞을 정도로 갓난아기였다고. 손 감독은 “아기 배우와 촬영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다들 예상하리라고 생각한다. 평상시 나는 눈물도 별로 없는 편이다. 그런데 첫 회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심적으로 힘들었다. 아기 배우와 함께한다는 게 이렇게 고충이 있는지 몰랐다. 원하는 것을 촬영으로 담아내야 하는데 말을 못하는 친구에게 디렉션을 주는 데에서 어려움이 컸다.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OK컷을 낼 수 있는지 고민했다. 끈기와 노력이 필요했다. 스태프에게 악마라고 많이 놀림받았다”고 털어놨다.

손 감독은 “손예준 군이 촬영 중반에 돌을 맞았다. 그 정도로 어려서 신경 쓸 게 많았다. 아기가 커가면서 점점 싫은 것을 정확하게 표현할 정도로 성장한다는 것도 느꼈다”며 “아기와 촬영하면서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했다. 아기와의 촬영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고백했다.


배우들 또한 돌도 되지 않은 아기와 호흡하면서 겪은 힘든 점을 털어놨다. 정연주는 “아기는 정말 솔직하더라”며 “감독님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이이경은 “아기가 따라와 주지 않으면 한 번 더 가야하고 아기는 완벽했는데 내가 부족하면 또 다시 가야했다”며 “아기가 커가는 모습을 봤다. 엔딩 장면이 실제로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이후에 한 번 추가 촬영을 해야 했다. 첫 회차와 달리 마지막 회차 때는 아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아기를 잘 달래지 못해서 너무 미안했다. 이 친구의 컨디션을 생각해야 하는데 나는 내 상황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였다. 감독님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기와 나’는 손태겸 감독 주변인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 그래서인지 상황과 대사가 보는 이의 마음에 비수처럼 꽂힌다. 녹록치 않은 상황과 설상가상의 연속에 ‘고구마 백개’를 먹은 듯 답답해지는 것. 이와 관련해 손 감독은 “일하면서 만난 동료들이 들려준 이야기에서 느낀 점을 시나리오에 풀어냈다. 60%정도 실제 이야기를 녹여냈다. 3~40% 정도는 극적 구성을 위해 변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쩌면 불친절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우리 영화가 원인과 결과를 적시하면서 풀어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를,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신만의 사정이 있는 ‘주변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 그 이후의 모습은 어떻게 될지는 열린 이야기로 하고 싶었다. 설명되지 않거나 가려진 부분도 많겠지만 삶의 모습을 온전히 가감 없이 보여주는 시도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막막하면서도 먹먹한 ‘아기와 나’는 11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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