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독과점 #신파 #2부…1000만 ‘신과함께’에 대한 우려들

입력 2018-01-04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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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무비] #독과점 #신파 #2부…1000만 ‘신과함께’에 대한 우려들

영화 ‘신과함께-죄와벌’(이하 ‘신과함께’)이 4일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16일만의 기록. 투자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게는 첫 1000만 영화다. 값진 성과고, 충분히 축하할 경사다. 하지만 명이 있으면 암도 있는 법. ‘신과함께’의 1000만 꽃길에 아쉬움과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 ‘신과함께’도 스크린 독과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먼저 ‘신과함께’ 또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독과점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적 전에 강조하건대 이는 작품과 제작사, 감독의 문제가 아니다. 극장가의 배급과 상영의 문제다. ‘신과함께’는 지난해 12월 20일 개봉 당일 1538개로 시작한 스크린 수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더니 6일째인 12월 25일 1912개까지 치솟았다. 전체 영화 가운데 스크린 점유율은 30%를 돌파했고 상영 점유율 또한 47%를 찍었다. 하루 상영 횟수도 9000회에 다다랐다. 그 덕분일까.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에는 하루 관객 동원력이 120만명에 달했다.

물론 명분은 있다. 가장 많은 스크린 1912개를 차지했던 크리스마스 좌석 점유율은 80.1%를 기록했다. 그 많은 스크린의 좌석을, 관객이 빈자리 거의 없이 ‘채웠다’는 이야기다. 김용화 감독은 2일 방송된 YTN ‘호준석의 뉴스人’에서 “공급자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의 문제다. 극장이 특혜를 주려고 쥐고 있다고 하더라도 스크린은 사전 예매양이나 선호도 인지도를 종합하고 출구 조사를 통해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 영화는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여기에는 롯데그룹과 경쟁 구도인 CJ그룹의 계열사 CGV의 미디어포럼에서 나온 이야기를 덧붙일 수 있겠다. 지난해 2월 포럼 당시 서정 CGV 대표는 “기본적으로 영화는 흥행 산업이다. 우리 극장은 영화가 가진 문화산업 차원에서의 다양성도 인정하지만 고객이 선호도가 높은 영화를 내거는 것 또한 시장의 논리고 경제 논리다. 극장에게 일방적인 ‘불편함’을 요구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포럼에서 CJ CGV 편성 팀장는 “스크린 편성의 기준에 대해 항상 많이 묻는데 기준을 말하기는 어렵다. 편성 기준은 첫 번째 ‘관객의 입장’이다. 두 번째는 영화마다 ‘사이즈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객의 입장. 하지만 바꿔서 생각해보자. 스크린의 과반을 차지한 작품이기에 관객이 볼 수밖에 없는지, 관객이 먼저 찾아서 스크린이 늘어난 건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이야기와 같을 것이다. 시장의 논리라면 스크린 쿼터제(극장이 자국의 영화를 일정기준 일수 이상 상영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적 장치) 또한 존재의 이유에 의문이 생긴다.



● 1부보다 드라마가 더 강조된 2부, 그래서 걱정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신과함께’의 흥행 이유에 대해 “새로운 장르의 신선함, 가족과 용서 등 보편적인 정서에 대한 공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부담 없는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대다수의 관객들도 꽉 짜여진 스토리보다는 판타지 장르를 충족시키는 ‘볼거리’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훌륭한 CG, 엉망진창인 스토리’.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가장 많은 공감 수를 받은 관객의 평가다. 다음의 리뷰에서는 ‘무난한 오락영화. 마지막 작정하고 넣은 신파 장면은 눈물은 나지만 감동적이진 않았다. 2편이 더 기대된다’는 일반 관객의 평가와 ‘한국적 신파’ ‘액션과 청승의 중국화’라는 전문가의 평가를 받았다.

실관람객이 평가하는 CGV 골든에그지수에서는 93%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장 많은 추천을 얻은 평가는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연기와 무지 발전한 CG. 그리고 적절한 유머와 약간의 신파까지. 2탄을 기대해봅니다’였다. 약 600명의 관객이 해당 평가에 공감을 표했다.

관객의 평가에는 ‘신파’라는 단어가 다수 등장했다. 신파의 반감을 줄이는 건 ‘볼거리’의 힘이었다. 여기서 걱정되는 부분은, 2부에서는 드라마 감정이 더욱 세다는 것이다. 김용화 감독과 배우들은 인터뷰에서 “2부에서는 풍부한 드라마가 보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토리의 압축에 대한 걱정도 있다. 1부에서는 원작의 저승 편만 다뤘지만 2부에서는 이승 편과 신화 편을 함께 담는 ‘신과함께’. 2시간 안팎의 러닝타임에 이 방대한 스토리를 어떻게 압축했을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다행히 제작진은 부담을 덜었다. 1부와 2부를 동시 촬영한 ‘신의 한 수’ 덕분에 2부는 후반 작업만 남았다. 1부와 2부를 합해 4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신과함께’의 손익분기점은 1200만명. 당분간 강력한 경쟁작이 없어 1200만명까지 노려 볼만하다. 현재 1부의 수익만으로도 2부의 손익분기점까지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원작의 진기한을 과감하게 없애고 현명하게 각색한 ‘신과함께’가 2부에서 어떤 ‘현명한 변화’를 보여줄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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