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츠동아DB, 본 기사내용과 무관함
국내 가요 시상식은 그들이 자칭하는 공신력이라 권위와는 별개로 가수와 팬 양 쪽에 모두 중요한 자리다. 팬들은 자신이 사랑한 가수가 트로피를 손에 쥐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며 가수 역시 그들의 지난 활동들이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수들에게 가요 시상식은 기쁘면서도 불편한 자리이기도 하다.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다가 실수를 할 경우에 따라오는 비판 여론이나 퍼포먼스에 중점을 두려다가 립싱크를 해야 하는 경우에도 따가운 눈총을 받기 때문.
실제로 지난 국내 가요 시상식과 가요대축제 같은 무대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친 가수는 많지 않다. 댄스 음악 위주로 형성된 K-POP 특성상 노래와 퍼포먼스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대중은 냉정하다. 한 유명 걸그룹의 무대 영상에 “또 립싱크냐”는 댓글이 이어지고 건강 악화로 합동 무대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준 가수에게 “역시 거품이었다”는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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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중의 이런 반응에 열심히 무대를 준비한 가수들도 억울하겠지만 국내 가요 시상식에서 라이브 무대를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가요 시상식을 눈으로만 즐겨야 하는 상황이 됐을까.
한 가요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이돌들의 경우 퍼포먼스에 대한 중요도가 굉장히 높다. 퍼포먼스와 노래를 모두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팀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완벽하게 해내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퍼포먼스와 라이브를 둘 다 잘하는 팀은 멤버들의 실력 편차가 크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메인 보컬이 길잡이를 하고 나머지 멤버들이 따라온다”며 “즉, 소위 불안한 멤버가 있어도 팀의 평균 실력이 평준화 되어 있으면 라이브 공연할 때 서로 서로 도울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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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가요 시상식의 라이브 무대가 적은 이유로 음향 시설과 가수들의 혹독한 스케줄이 원인이 된다고 하기도 했다.
한 유명 기획사 관계자는 “해외 음악 프로그램만 나가 봐도 음향부터가 다르고 공연 전 리허설을 철저하게 한다. 스케줄이 빽빽하게 짜여진 가수의 경우 리허설도 못해보고 본 공연에 들어서는 일도 부지기수”라며 “방송사도 예산상 문제로 제대로 된 음향 시설을 갖추지 못하는 애로 사항이 있을 것이다. 가수는 가수대로 시상식 주최 측은 주최대로 양질의 라이브 무대를 보여주지 못하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K-POP이 지금 사랑 받는 이유는 음악과 안무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다. 워낙 한 팀당 인원도 많고 그들의 라이브를 사고 없이 잡을 수 있는 시설도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그럼에도 라이브에 능숙한 퍼포먼스형 가수들도 분명히 있다. 다른 팀 역시 그만큼의 성의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